속살 꽉 찬 대게 지금이 제철… 해안 드라이브 코스도 '환상'

이제 한결 매서움이 가신 바닷바람. 눈이 시리도록 짙은 동해 물빛을 가르며 바다의 향기를 건져 올리고 있는 통통배. 그리고 해안선을 따라가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길.

이렇게 아름다운 겨울바다가 있는 영덕은 대게, 과메기 등 별미가 있고 추위에 굳은 몸을 녹여 줄 부경온천이 있어 늦겨울 웰빙 여행지로 적당한 곳이다. 이런 영덕을 이맘 때 쯤 가게 되면 소화 잘 되는 '최고의 별미' 대게를 맛볼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전국적으로 이름난 영덕의 특산물인 대게는 몸집이 매우 커서 그렇게 불리게 된 줄로 알고들 있지만 실은 다리가 대나무처럼 크고 길다고 해서 대게(竹蟹)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대게는 주로 경북 영덕과 강원도 삼척 사이의 동해에서 많이 잡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수심 120∼370m의 ‘무화잠’과 ‘왕돌잠’이라는 해저산맥에서 잡힌다. 대게의 이름도 삼척에서 잡으면 삼척대게, 울진에서 잡으면 울진대게가 된다. 그러나 어획량과 맛으로 따지자면 강구 앞바다에서 잡히는 영덕대게가 월등히 앞서기 때문에 영덕대게는 예로부터 대게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보통 영덕대게라고 하면 강구항과 축산항 사이에서 잡힌 것을 말하는 것을 말하는데 그 근거를 대게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인 밑바닥에 개흙이 없고 깨끗한 모래로만 이루어진 곳이 바로 강축 사이의 바다라는 사실에서 찾는다.

원조마을이라는 이곳은 경정2리로 고려 태조 왕건이 안동 부근에서 후백제군을 물리칠 때 이곳 근처의 영해 토호세력들이 함께 참전해준 데 대해 감사의 표시로 영해와 영덕을 들러 경주로 가면서 이곳을 들러 대게를 맛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모든 해산물이 그렇듯이 건강식으로 좋지만 대게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간 기능 강화와 생체리듬 조절, 미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잘 쪄낸 대게의 속살을 씹으면 달착지근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감도는데 이는 단맛을 내는 아미노산인 글리신, 알라니, 글리신베타인과 감칠맛을 내는 글루타민산, 아노신산 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또한 게는 일반적으로 필수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 있어 성장기 어린이나 노약자들에게 아주 좋으며, 저지방 고단백 식품이라 소화가 잘 된다. '게 먹고 체한 사람 없다'는 옛말도 그 때문이다.

강구항, 축산항 등에 대게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들이 많다.

예산에 맞는 적절한 크기의 대게를 골라 즉석에서 쪄먹는 것이 좋다. 강구항에 있는 대게센터에 가면 1층에서 게를 사서 2층 식당에서 조리비용을 지불하고 즉석에서 쪄 먹을 수 있다.

이맘때쯤 잡히는 영덕대게는 색깔이 누런 주황색이며 속살이 꽉 차 있어 잘 고르면 천하의 별미를 경험할 수 있다. 일단 속이 꽉 찬 대게를 고르려면 다리나 배 쪽을 살짝 눌러 보면 된다.

배 쪽이 거무스름하고 눌렀을 때 단단한 느낌이 들며 등껍질은 살짝 말랑해야 한다. 겉으로 봐서 다리가 비어있는 것처럼 보인다든지 물이 차 있는 느낌이 들면 상품가치가 없는 물게다. 크다고 맛있는 게는 아니며 몸체와 다리에 하얀 반점이 붙어 있는 것은 러시아 수입산으로 보면 된다. 러시아산은 산호초가 많은 러시아 근해에서 잡히기 때문에 온 몸에 산호초의 흰 반점이 덮여 있다.

영덕대게 맛있게 먹는 법도 있다. 게는 껍질만 빼고 모두 먹을 수 있다.

다리 살은 맨 끝마디를 부러뜨려서 당기면 살 전체가 통째로 빠져나와 먹기 쉽다. 살이 빠져나오지 않는 다리는 다리껍질을 길쭉하게 가위질 한 후 파내 먹는다. 몸통은 뚜껑을 연 후 연한 겉껍질을 벗기면 맛있는 몸통 살이 드러난다.

몸통안에 있는 게장은 참기름을 몇 방울 떨어뜨려 뜨끈한 밥과 비벼먹으면 대게의 참 맛을 모두 맛보게 된다. 조금 더 색다른 맛을 보려면 게장에다 따뜻한 밥과 김, 파, 참기름, 김치 등을 넣어 비벼 먹으면 된다.

■ 부경온천에 몸 담그면 여행피로가 싹~

영덕대게를 찾아가는 여행을 떠나면 보너스로 해안선 드라이브를 경험할 수 있다. 7번 국도를 따라 내려오다 영해에서 동해바다로 나와 대진포구-축산항-강구항을 거치게 되는 918번 지방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드라이브 코스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일명 ‘강축해안도로’라고 불리는 이 길을 따라 가면 원조대게마을로 유명한 축산항에 들르게 된다.

강축해안도로의 중간쯤에는 새해 일출로 유명한 해맞이 공원이 있다. 약 1km에 이르는 나무계단과 전망대, 벤치 등이 있고, 시를 새겨놓은 시화(詩畵)와 함께 잔잔한 음악까지 흘러 아침 해맞이는 물론 한낮이나 저녁 무렵에도 해안산책로로서 인기가 높다.

해안도로가 끝나는 곳에는 본고장의 게 맛을 즐겨볼 수 있는 강구항의 대게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 촬영지로도 소문난 강구항은 근처에 있는 삼사해상공원에서 내려다 볼 수도 있다.

영덕 대게 나들이의 대미는 부경온천에서의 온천욕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영덕에서 포항으로 넘어가는 영덕군 끝자락에 있는 부경온천(영덕군 남정면 부경리 054-734-1112)은 알칼리성 단순천으로 아직 온천단지로 개발되어 있지 않아 시설이 부족한 편이지만 겨울바다에서 굳은 몸을 녹이기에 충분하다.

■ 정보상 약력

1960년생. 자동차전문지 카라이프 기자를 거쳐 여행과 자동차 전문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장을 지낸 후 현재는 협회 감사로 있다. 여행전문포털 와우트래블(www.wawtravel.com), 자동차전문 웹매거진 와우(www.waw.co.kr)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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