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학교의 졸업식도 끝나고, 우리도 이제 2월을 졸업한다. 졸업장만 없는 시간의 졸업식이다. 당신에겐 화살같이 빠른 한 달이었을까, 더딘 한 달이었을까. 음악의 선율과 미술의 감동, 웃음과 함께 또한번의 월말 결산을 자축해보자.

■ 바로크 음악의 정수 '바흐의 B단조 미사' 전곡 감상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 성 토마스 합창단

1743년 창단된 세계 최고(最古)의 관현악단인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성 토마스 합창단이 한국 무대에 오른다.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는 푸르트벵글러, 부르노 발터 등 당대 최고의 지휘자들이 거쳐 간 곳으로 멘델스존이 세상을 뜨기 전까지 종신 지휘자 직을 수행한 것으로 유명하다.

성 토마스 합창단 역시 796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바흐가 종신 칸토르(합창대장)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바로크 교회 음악의 절정으로 손꼽히는 바흐 ‘B단조 미사’ 전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2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 599-5743

■ 버리고 비워서 충만해지는 동양적 성찰 묘사
연극 <휴먼코메디>

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대표작으로, 인기리에 앵콜공연 중이다.

<휴먼코메디>는 1999년 초연 이후 10년째 장기 공연을 통해 코메디의 중요한 요소인 타이밍과 움직임을 강조한 작품. 인스턴트 시대의 가벼운 웃음이 아닌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비롯된 진하고 따뜻한 웃음을 관객들에게 전한다.

가족, 냉면, 추적이라는 3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다양한 인간의 모습과 그 이면에 공존하는 웃음, 슬픔이라는 감정을 맛깔나게 표현하고 있다. 특히 공연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마지막 에피소드 <추적>은 원년멤버들의 노련한 연기로 6인 14역의 마술 같은 시간을 선사한다. 30일까지. 서울 SM틴틴홀. (02) 766-0570

3가지 에피소드 통해 인간미 넘치는 웃음 선사
■ 김식 개인展

관념과 직관의 경계를 다룬 작가 김식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된 작품들은 대부분 종이에 석채, 아크릴을 이용한 작품들로서, 버리고 비움으로써 오히려 충만해진다는 동양적 성찰과 인식을 개성있게 표출하고 있다. 작품들은 대부분 지극히 복합적인 배경 또는 바탕 속에서도 함축과 절제의 심미적 대비를 통해 기성의 온갖 가치가 지닌 번잡스러운 굴레에서 벗어나 보는 이에게 보다 광활한 해석과 상상의 여지를 선사한다.

작가는 홍익대 미술대, 동경예술대학 대학원 출신으로, 개인전 약10회, 단체전 100여회의 출품 경력을 갖고 있으며 현재 홍익대 미대 부교수로 재직중이다. 25일까지. 서울 빛갤러리. (02) 720-2250

비극적인 사랑 그린 한국오페라 60주년 기념작
■ 콘서트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한국오페라 6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 오페라다. <라 트라비아타>는 프랑스 소설가인 알렉상드르 뒤마의 <춘희>를 작곡가 베르디가 각색하여 만든 작품으로, 1853년 초연됐다. 국내에서는 1948년 <춘희>라는 제목으로 국제오페라사에서 최초로 공연한 이래 가장 많은 상연기록을 세웠다.

루이 14세 때 파리 사교계의 무희 비올레타와 프로방스 출신의 귀족 청년 알프레도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렸다.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매우 입체적이며, 따뜻하고 우아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멜로디가 조화를 이룬다.

폐병에 걸려 죽어가는 비올레타의 아리아 “지난날이여, 안녕(Addio del passato)”는 공연의 절정을 이룬다. 3월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 2232-1148


정영주 기자 pinplu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