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새 학기가 시작됐다. 심기일전, 새 술을 새 부대에 부을 때다. 도처에 서서히 봄기운이 찾아오고 있지만 유난히 전시가의 늦겨울은 여전히 사람이 그립다. 새달 3월에라도 열심히 누벼보자. 문화가의 입학식이다.

■ 실제 인간의 몸을 표본화한 최초 전시회
인체의 신비展 (광주)

서울, 부산, 대구, 대전 등에서 수백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며 화제를 모은 <인체의 신비> 전시회가 광주 비엔날레전시관에서 이어진다. <인체의 신비>는 모형이 아닌 실제 인간의 몸을 해부 표본화하여 일반인들에게 공개한 최초의 전시로, 그 시작부터 관심을 모았다.

관객들은 Plastinization이라는 해부 기법으로 만들어진 인체 표본을 보며 피부 조직 질감에서부터 미세한 모세혈관, 신체 장기와 뇌 조직까지 상온에서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다. 이번 광주 전시에서는 각종 운동경기 종목의 자세를 잡은 전신 표본 13점, 장기 및 부분 신체 표본과 동물 표본 등 170여 점 이상이 등장할 예정이다. 4월9일까지. 1544-1410

■ 한국 사회 구조적 모순 비판한 블랙코미디
연극 '왕궁식당의 최후'

한국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한 블랙코미디다.

연극 <왕궁식당의 최후>는 건국 이후의 한국 사회를 창립 60주년을 맞은 왕궁식당에 빗대어 비판한 작품. 전염병과 자연 재해로 먹을 것을 구하기도 힘든 결핍의 시대, 요리사장 자리를 놓고 암투를 벌이는 요리사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인간을 요리 재료로 사용하는 왕궁식당을 통해 한국 사회의 정치적, 사회적 야만성과 구조적 모순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극중 인물인 무희의 오빠로 상징되는 인문학과 철학이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 어떻게 존재해 왔는지, 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관객에게 묻는다. 3월7일부터 23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02) 923-7888

■ 530년역사 러시아 합창단 멋진 하모니
글린카 소년합창단 첫 내한공연

530년의 역사를 가진 러시아 글린카 소년합창단이 첫 내한공연을 가진다. 글린카 소년합창단은 1476년 ‘차르의 노래하는 부제(Tsar's Singing Deacons)’의 합창단에 소속된 것이 그 시초.

이후 1856년 ‘황실 카펠라 합창단’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2차 대전 직후인 1946년부터 글린카 소년합창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7~18세 소년 35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목소리 훈련, 발성 등 합창 연습은 물론 지휘, 기악, 음악연구, 화성 등 음악수업과 특별과목을 최소 11년에 걸쳐 교육받고 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보르트니안스키, 체스노코프, 라흐마니노프 등 러시아 음악가들의 성가와 다양한 민요를 들려줄 예정이다. 3월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 3463-2468

■ 다섯 개의 사랑 이야기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어
뮤지컬 '파이브 코스 러브'

각기 다른 다섯 개의 레스토랑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지 사랑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파이브 코스 러브>가 무대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 작품은 2004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관객과 언론의 호평을 받아온 것으로, 국내 공연은 이번이 처음. 레스토랑 지배인의 착오로 샌님 같은 노총각과 소개팅한 화끈한 성격의 여자 이야기를 비롯해 각기 다른 다섯 개의 사랑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진다.

세 명의 배우가 시대와 장소를 넘나들며 각각 1인 5역을 소화해내는 것이 특징이다. 배우들의 멀티 플레이와 빠른 템포의 장면 전환, 로큰롤에서 탱고까지 망라하는 다양한 음악을 통해 소극장 뮤지컬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4월27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02) 747-4702


정영주 기자 pinplu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