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재방송 공화국이다.

매일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과 ‘무릎팍도사’를 만날 수 있다. 재방송 덕분이다. <무한도전>은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한 주동안 총 38시간35분 방송됐다. 1일 평균 5시간51분 방송된 셈이다. 하루의 4분의 1은 <무한도전>만 보며 살 수 있다는 얘기다.

<무한도전> 팬들은 즐거울 지 몰라도 지나친 재방송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케이블 방송의 문제점과 연결된다. 케이블 방송이 만들어 낸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우려먹기’다. 지상파에서 인기를 끈 프로그램은 여지 없이 케이블 방송의 재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드라마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모회사인 MBC의 드라마 <주몽><이산><커피프린스 1호점><뉴하트> 는 모두 MBC드라마넷에서 재탕 삼탕 된다. MBC드라마넷이 케이블 방송사 평균 시청률 1위를 다툴 수 있는 이유는 자체 콘텐츠가 강하기 때문이 아니라 모회사가 소위 말하는 ‘대박’ 드라마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결국 재방송의 문제는 케이블 방송의 자체 콘텐츠 빈약으로 귀결된다. 평균 시청률이 낮은 케이블 방송용으로 막대한 제작비를 투자하기 보다 검증된 콘텐츠를 사서 방송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모 케이블 방송사의 편성 관계자는 “편성할 때 지상파 프로그램의 시청률표를 우선적으로 챙겨 본다. 어쩔 수 없이 지상파 콘텐츠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서로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한다. 결국 같은 프로그램이 재탕 삼탕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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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안진용기자 realyong@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