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 개관 20주년 기념 시리즈 첫 작품

남쪽에선 벌써 목련꽃 소식이 올라오고 있다. 서울에도 개나리가 곳곳에 만발, 봄 풍경이 마침내 시작됐다.

피부에 와 닿는 봄 공기 한편에선 황사의 훼방도 만만치않았던 한 주일. 산책과 문화순례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더 이상 훼방꾼들이 없기를 바라면서 봄의 예술현장으로 뛰어든다.

연출가 한태숙의 연극 <2008 레이디 맥베스>가 <예술의전당 개관 20주년 기념 최고의 연극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무대에 오른다. <레이디 맥베스>는 인간의 심리묘사에 가장 충실한 명작으로 평가받는 작품.

셰익스피어의 고전 <맥베스>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인간 내면에 숨어 있는 범죄 심리와 죄의식을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작품속에서 치밀하게 풀어내고 입체화시켰다.

원작의 주인공인 맥베스 왕보다는 왕위 찬탈과정의 막후 조종자로 나섰지만 결국 스스로 죄의식에 함몰되어 버리는 맥베스 부인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극적이며 다채로운 오브제의 활용 및 끊임없는 음악적 실험과 퍼포먼스를 통한 특별한 무대미학 또한 주목할 만하다. 21일부터 4월 13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02) 580-1300

■ 일본 여성 기타리스트 3년만에 내한공연
클래식기타 '무라지 키오리의 아랑훼즈 협주곡'

일본 출신 여성 기타리스트 무라지 카오리가 3년 만에 내한공연을 가진다. 무라지 카오리는 3세에 기타를 시작, 일본 기타계의 대부 후쿠다 신이치를 사사하며 여러 콩쿠르를 휩쓴 바 있다.

클래식 기타의 거장 로드리고가 스승을 자처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뛰어난 음악성을 보여온 주인공. 외모 또한 출중하여 '클래식 기타계의 요정'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간간이 리사이틀을 가져 왔으나,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무대는 이번 내한 공연이 처음이다. 기타리스트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로 손꼽히는 로드리고의 <아랑훼즈 협주곡>을 비롯, <어느 귀인을 위한 환상곡>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2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 751-9606

■ 9명의 젊은 사진 예술가의 감성 대결
예술가의 Sensibility 展

9명의 젊은 예술가들이 참여해 각자의 경험적인 환상과 현실 속에서 새롭게 다가온 사물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대상을 재해석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서로 다른 작가들이 저마다 품고 있는 다양한 감성을 사진이라는 미디어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심현지, 최사라, 전정은, 김혜진 등이 참여했다. 이들의 ‘Sensibility’는 단순한 경험이나 지식을 근거로 한 대상의 표현에서 나아가 적극적인 미적인식에서 출발한다.

예술적 실행의 근간이 되는 역할은 물론 작품을 통한 사회적 인식과 비판과 참여의 의미를 함께 나눌 수 있다. 패션기업 쌈지와 사진아트센터보다가 공동으로 기획한 사진전이다. 29일부터 5월 11일까지. 서울 갤러리쌈지. (02) 3474-0013

■ 브로드웨이 댄서의 굴곡많은 사랑이야기
뮤지컬 '굿바이걸'

봄이 깊어지는 3월 말미에 브로드웨이 뮤지컬 <굿바이걸>이 국내 초연 무대를 가진다. <굿바이걸>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극작가로 불리는 닐 사이먼이 자신의 영화 시나리오를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매번 버림받으며 잔인한 사랑에 길들여진 브로드웨이 댄서이자 이혼녀 폴라의 이야기를 그린다. 수많은 남자에게 버림받은 뒤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여주인공 폴라 역에 탤런트 하희라가 캐스팅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닐 사이먼 특유의 감각적이고 신선한 대사와 함께 영화 <스팅>, 뮤지컬 <코러스라인> 등으로 유명한 마빈 햄리시의 감미로운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28일부터 6월 15일까지. 서울 삼성동 백암아트홀. (02) 501-7888




정영주 기자 pinplu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