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장 파스타에 와인 곁들이면 "바로 이맛이야"

지하철 2호선 서울 홍대입구역. 홍대 방향으로는 항상 인파로 북적대며 번잡한 모습이지만 반대편 지역은 좀 달라 보인다.

이 지역 KT 전화국 뒷골목, 그리고도 골목을 좌우로 더 들어가서야 나타나는 조그만 간판 하나, ‘비노 파스타’. 상권이 활발한 동네도 전혀 아닌 듯 한데 적잖은 사람들이 몰려들 온다. 도대체 어떻게 알고 이 구석(?)까지 찾아 오는 거지! 왜?

비노는 이탈리아어로 와인, 파스타는 말 그대로 파스타. 이름처럼 이 집은 와인이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이다.

빌딩 옆 쪽으로 조그맣게 난 문을 열고 들어 가면 좌우로 늘어선 화초와 풀들이 손님들을 맞이한다. 마치 숲 속에 난 길다랗고 조그만 오솔길 같이. 빌딩 바깥에서 바라 볼 때 입구가 크지도 않고, 오히려 잘 보이지도 않는데 막상 들어서면 ‘딴 세상’이 펼쳐진다.

입구에서부터 주는 이미지처럼 이 집은 이탈리아 남부 시골에 있는 가정집을 연상시킨다. 어딘가 화려하지도 않고 모던하지도 않지만 웬지 시골 같고 또 편안한 주택 같은….

실내를 둘러 보면 테이블과 의자도 원목 나무고 와인 셀러나 장식장, 집기 등이 모두 나무 소재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의자 받침대와 등 부위에 놓여진 쿠션 또한 아기자기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을 준다. ‘아! 숲 속에 소풍 나온 기분 그대로네’라는 탄성이 나올 만도 하다.

메뉴를 펼쳐 보면 가격대가 만만해(?) 보인다. 스파게티 한 접시가 평균 9,000원 내외. 그럴싸한 레스토랑에서 주문하는 스파게티 가격대 보다는 훨씬 싸지만 웬만한 스파게티 전문점과는 별 차이 없어 보인다.

식사를 마칠 즈음 무슨 차이가 있는지 머리 속에 문득 떠오른다. 오래 앉아 있기에는 어딘가 불편하고 식사를 후딱 마치고 빠져 나가야 하는 곳들과는 달라서다. 테이블에 앉아 있을 때 전해지는 편안하고 포근한 느낌! 아 참, 여기는 레스토랑이지! 널찍한 공간에 한가하게 앉아 동료들과 함께 부담없이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이 집의 가장 강력한 매력 포인트이다.

파스타 중에서는 게살스파게티가 돋보인다. 소스 색깔은 요즘 유행하는 핑크 색. 크림 소스에 토마토 소스를 적당히 섞어 색도 빛이 나고 맛도 살아 난다. 애피타이저용 감자 수프는 진하면서도 걸쭉하다.

고르곤졸라 치즈를 입히고 위에 감자칩을 얹은 고르곤졸라 피자도 인기 메뉴. 이 집 피자는 특이하게도 도우만을 먼저 구운 뒤 토핑을 얹은 후 다시 구워낸다. 두 번 굽기 때문에 더 고소하고 쫄깃한 맛을 낸다고.

파스타 전문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스테이크도 자랑거리다. 메뉴판에 ‘최상급의 한우’라고 쓰인 그대로 고급 육질의 한우만을 골라 그릴에 구워낸다. 버섯과 피망, 호박, 마늘 등 옆에 놓여진 식재료들도 푸짐하다.

메뉴판은 2가지. 와인 메뉴판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칠레 등 국가별로 70여 종의 와인을 구비해 놓아 선택의 폭이 넓다. 2만~8만원대가 대부분으로 서울 시내에서 가장 와인을 싸게 마실 수 있는 장소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한쪽 룸에서 간혹 시끄러운 소리가 나면 대부분 와인 동호회의 모임 때문이다. 식당을 다녀간 이들이 자신들의 블로그에 이 집 얘기를 많이 올리기도 한다.

■ 메뉴

스파게티와 리조또 8,800~1만원, 피자 1만3,000~1만4,000원. 스테이크 2만3,500~2만8,500원.

■ 찾아가는 길

홍대입구역 하나은행 뒷 골목 와와빌딩 1층 (02)338-8068


글ㆍ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