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일 원장이 추천한 '경청'소통의 지혜를 일깨운 자기계발서… 성형외과 첫 심리전문가 상주시켜

1위 김희선, 2위 송혜교, 3위 이영애. 중국에서 사랑받는 국내 여자연예인의 인기순위다.

이들은 지금 중국 여성들에게 미의 기준이 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중국을 강타한 한류 덕분에 중국에서는 현재 ‘한국형 미인’이 각광받고 있다. 이에 뛰어난 의료기술과 높은 서비스로 중국에 진출하는 국내의사들도 속속 늘어나는 추세다.

<예 메디컬> 정성일 원장은 국내 ‘중국 진출 1호 의사’. 2004년 SK그룹과 공동 투자한 SK아이캉 병원의 성형외과 전문의로 진출한 그는 누구보다 중국 의료 시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한국 미인이 주목 받던 당시, 중국의 부유층을 타깃으로 했던 그의 예감은 적중했고 SK 아이캉 병원은 연평균 5,000명 이상의 고소득층 회원을 확보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진료를 하고 있는 지금도 중국에 진출하려는 의료진들에게 현지 의료시장에 대해 꾸준히 조언하고 있다.

“현지화에 따른 리스크를 알아야 하죠. 분명한 건 외국에서 활동할 경우 의사 능력의 절반도 발휘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겁니다. 언어 문제라든가, 환자의 특성을 알아내는 것 등 분명 핸디캡이 작용합니다. 환자의 말을 귀담아 듣는 의사의 자세는 한국이나 중국 모두 필요한 거고요.”

정성일 원장이 추천한 책은 위즈덤하우스에서 펴낸 <경청>. 책을 소개하며 정 원장은 “수많은 고민 끝에 문을 열고 들어온 환자들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한 달에 한두 권 좋은 책을 골라 읽고 소감을 말하는 ‘독서경영’을 합니다. 그때 골랐던 책 중 하나가 <경청>이었어요. 귀로 듣는 것보다 마음으로 듣는 게 중요하다는 요지인데, 사실 의사는 환자의 말을 들어주는 직업입니다.

환자들이 갖고 있는 고민과 수술로 인한 통증을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매일 반복되는 일이다 보니 식상해 졌거든요. 환자들의 마음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경청>은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소통의 지혜인지를 일깨워주는 자기계발서다. 보통의 40대 전후 직장남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일상적으로 겪은 단절된 소통의 답답함을 보여준다.

주인공 이청은 별거중인 아내와 발달장애인 아들을 둔 악기회사 직장인. 매일 건성으로 남의 말을 들었던 그는 어느 날 들을 수 없는 불치병에 걸리게 되고, 대화에 끼기 위해 상대방의 말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타인의 마음을 얻는 지혜를 깨달은 이청의 ‘경청’은 독특한 사내 문화로 자리잡기 시작한다.

정 원장은 이 책을 읽은 후 수술 전 환자들이 심리전문가와 상담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미용 성형수술은 외모 변화보다 자신감 회복이나 만족감을 얻는 등 감정적인 부분을 치유하는 기능이 큰 만큼 환자의 마음을 먼저 읽겠다는 의도다.

“심리 전문가를 상주하는 성형외과는 저희 병원이 처음입니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분명 효과가 있을 거라 봅니다. 사실 성형 중독 환자의 경우 수술을 담당하는 의사들도 실패에 대한 리스크가 크거든요. 일반 환자들에 비해 수술 만족감도 떨어지고요. 이런 분들은 심리 상담을 통해 치유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죠.”

정 원장은 “직업적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는 사람이나 회사를 운영하는 관리인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작고하신 아버지 이병철 회장께 받은 두 글귀가 ‘경청’이라고 해요. 듣는 기술은 많지만 잘 듣는 법을 알려주는 책은 많지 않습니다. 소통을 원한다면 남의 말을 잘 듣는 것부터 시작해야겠죠. 대화를 잘 하고 싶은 분들게 이 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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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