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 등 진귀한 꽃잔치… 어린이 생태학교도 특별한 재미

유리 지붕이 없는 거대한 온실, 한택식물원에 들어서면서 느끼는 착각이다. 깽갱이 풀, 노루귀 등 봄꽃들이 한창 피어나고, 물오른 미선나무 가지 사이로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양지바른 언덕길을 걷다보면 잘 꾸며진 온실을 여유롭게 산책하는 느낌이다.

언제나 아름다운 꽃동산이지만 봄에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한택식물원은 주말 봄맞이 가족나들이 장소로 모자람이 없는 곳이다. 우리 산하에 철 따라 피고 지는 꽃들이지만 처음 보는 꽃이 지천으로 널려있어 사물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들과 함께 찾는다면 현장학습 효과도 함께 누릴 수 있다.

용인시의 남동쪽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한택식물원은 지난 1979년 문을 열어 올해로 29년 된, 제법 오래된 식물원이다. 본격적인 식물원이 드문 우리나라에서 볼 때 비교적 오랜 역사를 가진 이 식물원은 일반 관람객들의 출입이 제한되기도 했으나 장기간의 단장을 마치고 지난 2003년 5월 2일 일반인들에게 공개됐다. 한택식물원은 백암면 옥산리에서 안성시 죽산면으로 넘어가는 군도를 사이에 두고 동원과 서원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일반인들이 방문하여 다양한 식물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은 동원이다.

입구 매표소를 지나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은 아이리스 원. 이곳에서부터 환상의 식물나라 여행이 시작된다.

자생 붓꽃과 꽃창포 등이 자라는 아이리스 원을 지나면 자생 원추리 등 120여 품종의 원예종을 볼 수 있는 원추리원이 나타난다. 계속 이어지는 곳은 자연생태원. 현재 한택식물원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이곳은 식물원의 동원 계곡을 옆의 기존 자연림을 최대한 살려 조성되었으며 1995년부터 조성이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자연생태원을 지나면 해발 240m 쯤이 되는 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가장 앞쪽에 월 가든이 보이고 암석원, 숙근초원과 유리온실들 식물원의 전경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절벽을 이용한 정원인 월 가든은 돌을 쌓아 올리면서 돌 틈 사이에 식물을 식재하는 방법으로 조성되었다. 500여종의 고산성 식물이 자라는 암석원도 좋고 전망대를 향해 길께 뻗은 백송 길을 마주하여 자리 잡은 관목원도 이색적인 느낌을 준다.

이 밖에도 자생 비비추와 유럽 교배종 120품종이 전시된 비비추원, 남해안과 울릉도에 자생하는 고사리류와 수목이 식재된 침상원, 잔디화단, 구근원, 모란작약원, 억새원, 덩굴식물원, 수생식물전시원, 백합원, 약용식물원, 음지식물원, 희귀식물원, 수생식물원 등이 줄기차게 나타나 방문객들의 넋을 빼앗는다.

국내 유일의 호주 온실에서는 ‘어린 왕자’에 나오는 7 m 높이의 바오밥나무 3 그루가 관람객을 반긴다. 코알라의 먹이인 유칼립투스 등 오스트레일리아 자생 식물 100여 종도 만날 수 있다.

이렇듯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는 한택식물원을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꽃들의 합창을 음미하면서, 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식물원을 한 바퀴 돌려면 반나절은 족히 걸린다.

또 겨울을 제외하고 1년 동안 매주 한 번씩은 찾아가야만 식물원의 그 많은 꽃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자연생태학교와 유치원 어린들을 위한 숲속미술교실 등은 어린이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된다.

4월 17일부터는 꽃의 감동, 사랑과 낭만이 함께하는 봄꽃 페스티발이 시작된다. 27일까지 11일간 계속되는 이 행사 기간에는 꽃의 황제 칼 폰 린네의 특별전 등 다양한 행사를 만날 수 있다.

규모면에서 국내 최대의 식물원이라 해도 좋을 한택식물원은 연중무휴로 개관하며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일몰 시각까지이다. 식물원 전역이 금연지역이며 촬영은 가능하지만 상업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카메라 삼각대는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식물원 입장료는 평일 어른 7천원(주말과 공휴일 8천5백원), 청소년 5천5백원(6천원), 어린이 4천원(5천원). 회원으로 가입하면 늘 무료 관람이 가능하고 동반자 1인도 무료입장할 수 있으며 매년 15종류의 식물 종자를 분양받고 관리방법 상담도 받을 수 있다. (문의, 031-333-3558 www.hantaek.co.kr)

■ 건강한 먹거리 백암전통순대

용인에서 한택식물원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백암면은 전통 순대로 유명하다. 양배추·숙주나물·부추·양파·호박 등의 야채를 다듬고 돼지 머리고기와 뒷다리살, 선지, 불린 찹쌀을 갈아서 양념을 한 뒤 내장 속에 넣고 살짝 삶아 놨다가 손님들이 주문하면 40분 정도 찜통에 쪄낸다. 옛날백암순대(031-332-4023), 중앙식당(031-333-7750), 제일식당(031-332-4608) 등에서 맛볼 수 있다.

■ 정보상 약력

1960년생. 자동차전문지 카라이프 기자를 거쳐 여행과 자동차 전문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장을 지낸 후 현재는 협회 감사로 있다. 여행전문포털 와우트래블(www.wawtravel.com), 자동차전문 웹매거진 와우(www.waw.co.kr)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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