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어덜키드’를 취재하며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초등학생의 8.4%가 성형에 관해 고민해 보았다고 대답했다. 초등학생까지 외모를 고민하는 작금의 한국사회는 ‘미는 권력이다’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그렇다면 미인은 타고 나는 것일까? 만들어 지는 것일까? 미인에 관한 기준은 정말 시대마다 달라졌을까? 이 의문에 답하는 세 권의 책을 찾아보았다.

제목부터 도발적인 <아름다움의 과학>(울리히 렌츠 지음/프로네시스)은 속눈썹 붙인 바비 인형을 표지에 세워 독자들을 유혹한다. 저자는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아름답다고 인식되는 얼굴은 어디서나 같다고 말한다. 아름다움의 의미에 대해 의학지식과 문화사적, 진화생물학, 언어학, 뇌과학적 연구성과를 가져와 설명한다.

예컨대 선거를 앞둔 유권자가 가장 먼저 보는 것은 공약이 아니라 후보의 외모라든가 예쁜 아이들이 작문이나 음악 등에서 점수를 더 잘 받고 친부모조차 예쁜 자식에게 손길을 한번 두 준다는 연구결과를 보여준다. 그는 아름다움은 지성보다 앞선 능력이라고 말한다.

독일의 의사 울리히 렌츠가 인류보편적인 미에 관해 말한다면, 조용진 교수는 한국형 미인에 천착한다. 책 <얼굴>(조용진 지음/도서출판 해냄)은 국내 얼굴전문가 1호인 조용진 교수가 제안하는 미인학이다. 미술학과 해부학을 함께 연구해 온 저자는 미학적 기준은 물론 해부학, 인류학, 도상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을 통해 한국형 미인에 관해 논한다.

그는 한 시대를 상징하는 미인의 얼굴에는 당대의 미적 가치와 기준이 고스란히 배어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어떻게 미인을 인지하는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사람이 미인으로 인정받는지, 해부학적 미인의 기준과 사회적 의미를 짚어본다.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 앞의 두 책이 미인에 관한 의학, 해부학적 이야기였다면 <얼굴의 심리학>(폴 에크먼 지음/바다출판사)은 얼굴에 나타나는 심리를 파헤친 책이다.

저자인 폴 에크먼은 얼굴의 움직임을 체계적으로 묘사한 최초의 얼굴 지도를 그린 비언어 의사소통 전문가. 그는 인간의 얼굴은 2개의 근육으로 300가지 표정을 만들 수 있고 3개 근육으로 4,000가지, 5가지 근육으로 1만 가지 이상의 표정을 만들어 낸다고 말한다.

표정은 감정의 자연스러운 드러남이란 점에서 마음을 드러낸다고 말한다. 이 책은 다양하고 복잡한 인간의 표정을 통해 표정 이면의 인간을 들여다보는 안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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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