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荀子)' 최초 출전, '累積弊端(누적폐단)'의 준말… 인적쇄신이 핵심

규정을 어긴 과도한 화물 적재로 인해 균형을 잃고 침몰한 세월호는 현재 통제 한도를 넘어 수많은 폐단이 누적된 채 기울고 있는 대한민국호와 매우 닮았다. 지난 4월 29일 朴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국민에게 공식 사과하면서, "저는 과거로부터 켜켜이 쌓여온 잘못된 적폐들을 바로잡지 못해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너무도 한스럽다… 반드시 과거로부터 이어온 잘못된 행태들을 바로잡겠다"라고 밝혔다.

積弊(적폐)는 累積弊端(누적폐단) 또는 積久弊端(적구폐단)의 준말로 오랫동안 누적된 병폐나 폐단을 뜻한다. 積弊의 弊는 본래 아래쪽 卄 부분이 없이 쓰였으며, 그 최초의 출전은 <순자(荀子)> 제9 왕제(王制: 왕이 천하를 다스리는 규정) 편으로 핵심사항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나라의 평안과 위태로움, 좋고 나쁨의 규정은 남에게 그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다… 권모술수를 쓰고 나라를 전복시키려는 사람들이 물러나면, 어질고 지혜로우며 성스러운 인물들이 저절로 나오게 된다… 못된 저들(오랑캐국)이 날마다 포악스럽고 훼방하는 일을 할 때, 나는 정돈하는 일을 하고 재물과 곡식을 국고에 저장해둔다… 저들이 재능 있고 건전하며 용맹스럽게 호위하는 인물들을 날마다 원수들로 하여금 꺾고 상처 입혀 사라지게 할 때, 나는 그 인물들이 오면 함께 즐거워하고 등용하여 국정에 힘쓰도록 한다. 이와 같이 하면 저들은 날마다 積弊하게(폐단이 쌓이게) 되고 나는 날마다 積完하게(완전함이 쌓이게) 된다… 이리 되면 결국 저들은 무너지게 되고, 나라를 편안하게 한 자는 패자(覇者)가 되는 법이다."

積(적)은 責(책)이 나타내는 여러 의미 중 '모으다'의 뜻을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해 禾(화)를 덧붙인 글자로, 볏단을 쌓아 놓은 볏더미의 모양에서 '쌓다, 더미, 오래다' 등의 뜻을 나타낸다. 弊(폐)자의 아래쪽 卄은 '스물 입'자가 아니라 犬(개 견)의 변형자이며, 그 나머지 부분은 건포(巾布) 따위가 해진 모습을 표현, '해지다→파손되다→무너지다→폐해, 폐단, 병폐' 등을 뜻한다.

현재 세계는 국가지도자들 간의 치열한 경쟁시대로, 유능한 지도자가 있는 나라는 복된 나라다. 적폐청산의 핵심은 인적쇄신이다. 이순신 장군처럼 애국을 넘어 구국(救國)할 수 있는 현능(賢能)을 등용하는데 우리의 명운이 걸렸는데, 무능하여 사퇴 표명한 총리가 유임되는 현 상황은 참으로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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