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민, 노인복지 사회극 '냄새풍기기'

사람은 누구나 존재한다. 그러나 쉽게 외면당하거나 망각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모습,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특히 인생의 정점을 지나 후반의 삶을 살아가는 노인들의 '존재성'은 더욱 희박해져가고 있다. 존재하나 부인당하고 사라져가는 이들은 누군가를 부여잡고 '존재'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이렇게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삶'이 노인들 뿐이랴. 어쩌면 각박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상당수 서민들, 우리 이웃의 모습이다.

극단 로가로세 연출의 '냄새 풍기기 - 아무도 모른다'는 바로 노인들의 서민적인 삶에 빗대어 우리의 현주소를 짚고 있다.

변두리 다세대 주택에는 다양한 군상들이 모여 살고 있다. 이들은 각기 다른 인생 만큼이나 서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고 이는 '냄새'로 비유된다. '냄새들'은 파편화되고 고생스런 삶에 차여 스스로, 서로에게 방관자가 된다. 그럴수록 '냄새'는 더욱 고약해지고 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구원자를 찾는다. 연극에서 허름한 빌라의 주도자인 시간 강사 장교수는 구원자로 분해 공동체 의식을 주장하며 악취의 근원을 추적한다. 그리고 존재성을 상실하고 그저 존재하는 현재의 삶을 발견한다.

연극 '냄새풍기기'는 관객에게 "나는 지금 어디에 서있고 무엇을 바라보고 있으며 어떻게 사는가"를 묻는다. 이는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던지는 진지한 물음이기도 하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극장 동국에서 7월 5일부터 이달 27일까지 공연. 02-3676-3676,



박종진기자 j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