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라이프

영화계 '차이나 머니'가 몰려온다

국내 연예 기획사ㆍ투자 배급사에 천문학적 액수 제시 공조 제안
'한류 재능+中자본' 대박 시너지… 영화감독들 새로운 기회될 것
  • 적과의 허니문
엄청난 규모의 차이나 머니가 한국 대중문화계를 강타하고 있다.

'한류'의 여파로 대한민국의 주력 상품으로 떠오르며 '노른자' 산업으로 부상하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탄탄하기로 소문난 연예기획사나 드라마 제작사, 영화 투자배급사에는 상상을 초월한 액수를 제안하며 공조하자는 제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2000억원을 투자할 테니 지분 51%를 넘겨라"라는 상상을 초월할 제안부터 "500원이상 투자해 한중 합작 드라마를 3편 만들자" 등 솔깃한 제안들이 관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과 콘텐츠 독점을 요구하는 조건 때문에 계약 성사가 실제로 이뤄지는 일은 아직 드물다. .

현재 차이나머니의 유입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은 영화계다. 지난 7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이후 양국의 영화공동제작협정이 체결되면서 투자 물결이 거세지고 있다. 한·중 합작 영화가 중국 내에서 자국 영화로 인정됨으로써 더 이상 외국영화수입제도 제한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드라마 쪽은 우울하다. 중국 신문출판광전총국(新聞出版廣電總局, 이하 광전총국)의 한국 드라마가 규제가 시작되기 때문. 지난달 중국 광전총국은 내년 4월부터 사전에 허가를 받지 않은 해외드라마의 인터넷 방영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에서 방송돼 대박을 친 '별에서 온 그대' '상속자들'의 열풍을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 두도시의 이야기
이에 중국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한국 영화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종합엔터테인먼트사인 화책미디어는 최근 국내 투자배급사 뉴의 지분을 15%나 매입했다. 뉴는 '7번방의 선물'을 비롯해 '감시자들' 등 히트작을 잇달아 만들어 롯데엔터테인먼트를 제치고 업계 2위에 오른 신흥 강자 배급사다. 화책은 모두 535억 원을 투입해 178만 주를 매입, 뉴의 제2대 주주가 됐다. 중국 소후닷컴이 '키이스트'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쓴 150억 원의 세 배가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다.

현재 중국 영화 시장의 크기는 매해 팽창하고 있다. 매해 600~800편이 제작되고 박스 오피스 성장률이 해마다 30~40% 올라가고 있다. 10년 후에는 할리우드만큼으로 규모가 커질 거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팽창하는 속도에 맞출 창의력과 감각을 지닌 인재들이 많지 않은 상황. 현재 수익을 내는 영화는 10%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중국 영화계는 아시아 최고로 꼽히는 한국 제작사들과 손을 잡고 싶어하고 감독과 스태프들의 유입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 한국인의 재능과 중국의 돈이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을 꿈꾸고 있다.

지난 10월 초 열린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중국 투자배급사 관계자들이 몰려들어 한국 영화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영화제 각종 파티나 셔틀버스에는 중국어 통역 서비스가 마련됐을 정도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중국의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의 물적 지원도 눈에 띄었다. 중국의 최대 온라인 플랫폼인 유쿠투더우는 지난 4일 부산영화제측과 2015년부터 3년 동안 아시아 신인 감독 4명과 거장 4명을 선정해 단편영화 제작비를 지원하는 '아시아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유쿠투더우는 이뿐만 아니라 올해 부산영화제의 부대 행사인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도 지원해 당초 자금난 때문에 취소되려던 상 2개도 예정대로 수여하게 됐다.

'괴물'을 제작한 최용배 청어람 대표는 중국 시장이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할리우드가 유럽 영화감독들을 데려와 영화를 만들었던 것처럼 중국도 아시아 인재들을 필요로 할 것"이라며 "한국영화 감독들은 이미 중국 시장을 주도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 나는 여왕이다
한국 중견 감독들은 현재 중국 시장에 연이어 도전하고 있다. 오기환 감독이 '이별선언', 허진호 감독이 '위험한 관계'를 만든 데 이어 최근 장윤현 감독이 '평안도', 김태균 감독이 '두 도시 이야기'를 만들었다. 이외에도 조근식 감독이 한중 합작 영화 '엽기적인 그녀2'를 제작 중이고 조진규 감독이 '하유교목 아망천당'을 촬영할 예정이다.

한국 배우들도 꾸준히 중국 영화계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송혜교는 오우삼 감독의 '태평륜'과 이능정 감독의 '나는 여왕이다'가 올해 내 중국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지진희도 올해 '두 도시 이야기' '헬리오스' 등에 출연했다. 중국 영화에 꾸준히 출연해온 권상우는 중국 영화 '적과의 허니문'을 차기작으로 선택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한국 인력들의 중국 시장 진출이 늘면서 시간이 갈수록 양국 영화를 구분하는 게 모호해질 수 있다. 중국의 자본과 한국의 제작진의 장기적인 롤모델은 할리우드와 영국 영화계의 관계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수많은 재능 있는 영국 감독과 작가와 배우들이 자본이 있는 할리우드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영화계가 미국과 영국처럼 양쪽이 상호보완적으로 협력하면 할리우드를 위협할 만큼 대단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러나 우려할 부분도 있다. 자본의 논리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가져간다는 말이 있듯이 콘텐츠는 한국에서 만들면서 자본을 지닌 중국 쪽이 대부분의 이익을 가져갈 위험성이 있다. 서로 배려하는 상호보완적인 관계의 정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태평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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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험한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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