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마음을 여는 열쇠를 얻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인생이 있고, 수많은 직업에 따른 삶이 있다. 그리고 그 삶에는 나름의 의미가 있고 간혹 다른 이들에게 귀감이 되거나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광고인 이현종이 최근 펴낸 <心스틸러>(이와우 출간)에 담긴 그의 삶이 그러하다. 저자는 1988년 LG 애드에 입사, 카피라이터를 시작으로 웰콤 부사장, 와이즈벨 사장, HS Ad(구 LG Ad) CCO를 지냈고, 현재는 HS Ad 대표 CD이다. 국내 권위 있는 광고상을 수차례 수상했고 뉴욕 페스티벌, 스파이크 아시아 등 국제대회에서도 은상, 동상 등을 수상하며 심사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25년 광고인으로 ‘한 길’을 걸어 온 저자는 그 길에서 얻은 세상과 사람에 대한 깊은통찰을 이야기한다. 저자의 함축된 메시지는 ‘은밀하고 특별한 사인(Sign)에 주목하라’는 것. 즉 ‘세상의 자잘한 소리에 귀 기울여라’는 것이다. “그것은 때론 가슴속 깊은 곳에서 나오는 소리일 때도 있고, 아무도 눈치체지 못한 몸짓일 때도 있고, 어떤 빛의 움직임일 때도, 어머니의 퀭한 눈일 때도, 불 꺼진 창일 때도, 젖은 낙엽을 밟는 느낌일 때도 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다가오는 특별한 사인들. 누군가에게는 서너 장의 그림으로 정리되는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수백 장의 그림으로도 표현됩니다.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본 사람이야 유사 이래 얼마나 많았습니까? 하지만 그것이 위대한 사인이었음을 알아차린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 그의 상상력의 비밀을 이렇게 소개한다. 저자는 ‘일상은 누군가의 마음을 얻기 위한 투쟁의 연속’이라고 말한다. 책에는 광고 현장에서 온갖 고생과 어려움을 겪으며 시장과 소비자를 토대로 얻은 살아 있는 통찰이 담겨 있다.

“광고는 어떤 관점에서 잊히지 않는 의미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특별한 것으로 만들기이며,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만들기이며 어제까지 아무 관계도 없던 것들을 지금부터는 없어선 안 될 관계로 만드는 일이다.(중략) 사람이 산다는 것은 ‘의미’를 산다는 것이다.”(p.15)

“사실 단순화한다는 것은 본질을 보자는 얘기고 본질을 보다 보면 오히려 큰 길이 보인다. 광고를 하면서 가장 먼저 배운 것이 바로 이 단순화에 관한 문제다.”(p.39)

책은 소소하고 간과하는 일상의 것들에 내재된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또한 기발한 생각이란 결국 늘 내 곁에 있었지만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이라는 깨달음을 준다. 저자가 강조하는 ‘본질’을 엿보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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