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양(洛陽) 분지를 중심으로 한 '중원지구'를 뜻해

중국이 찬란했던 옛 시절을 그리워하며 중국몽(中國夢)을 꾸고 있다. 부국강병은 곧 강대국을 상징하는 말인데, 지금의 중국 또한 2012년 11월 시진핑 지도부 출범 이래 경제대국은 물론, 줄곧 '싸우면 이기는 군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군비확장을 계속하고 있다. 3월 4일엔 중국의 국방예산 증가율이 올해도 두 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군비확장의 증거다.

이처럼 우리의 이웃나라이자 신흥 강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中國'의 국명은 그 유래가 무엇일까? 1963년 섬서성(陝西省)에서 출토된 청동기 <하존(何尊)>에 "中國"이 최초로 보인다. 하존 명문은 서주의 2대 왕인 성왕(成王)이 무왕(武王)의 유지를 계승하여 동쪽 도읍지인 성주(成周)를 세우는 일을 기술하고 있는데, 거기에서의 中國은 '낙양(洛陽) 분지를 중심으로 한 중원지구'를 뜻했다. 이른바, center country 또는 main country의 개념이다.

중국 제1위의 정사서인 <사기(史記)> 오제본기(五帝本紀) 편에는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다. 배인이 유희의 말을 인용하여 단 주석, "帝王所都爲中, 故曰中國"이 바로 그것이다. 풀이하면 "제왕이 자리하는 곳은 중앙이기 때문에 中國이라 한다"가 된다. 이는 고대의 음양오행론적 사고에서 비롯된 말로, 오행인 목화토금수를 오방(동남중서북)으로 바꾸어, 동서남북 사방은 제후들이 있는 곳이요, 중앙은 통치중심인 황제가 있는 곳이라는 의미다.

세종대왕 또한 <훈민정음언해본>에서 "中國은 皇帝 겨신(계신) 나라히니 우리나랏 常談애 江南이라 하나니라"라고 중국의 개념을 분명히 했다. 1420년 명나라 제3대 황제인 영락제가 수도를 남경응천부(南京應天府)에서 북경으로 천도하기 전까지, 강남(江南)은 명실상부한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였다. 비록 수도를 옮겼다 해도 명 왕실의 언어는 여전히 강남어일 수밖에 없으니, 세종은 그 사실을 언급한 것이며, 전통적인 오방론에 따라 조선은 중앙의 中國을 기준으로 동쪽의 동국(東國)이므로 책 이름도 <동국정운(東國正韻)>이라 칭했다. 즉, 동국은 조선의 별칭이고 중국은 황제국의 별칭인 것이다.

그 후 1912년 중화민국(中華民國) 성립 시, 손문(孫文)이 중화민국을 줄여 중국이라 불렀고, 지금의 중화인민공화국 또한 간칭으로 중국이라 하는데 이는 '중심국'을 뜻하는 고대의 '중국'과는 의미상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신(新)중국 또한 천하중심 황제국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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