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삶의 사랑과 나눔을 전하다아르헨티나서 우뚝 선 동포 작가의 한국 최초 전시한원미술관에서 6월 11일~7월 8일, 70여 점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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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 조각가 1세대로서 아르헨티나에서 예술가이자 한국 문화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윤신 작가의 대규모 회고전이 서울에서 열린다.

김 작가의 탄생 80주년을 맞아 6월 11일부터 7월 8일까지 한원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한국 최초의 회고전으로 기획됐으며, 그의 작품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회화와 조각, 설치 작품 등 70여점이 선보인다.

김 작가는 상명여대 교수로 재직하던 1983년 말 아르헨티나를 방문하던 중, 아르헨티나의 자연 환경과 풍부한 조각 재료에 매료돼, 교수직을 사임하고 아르헨티나에 정착했다. 그 이전 김 작가는 명망있는 조각가, 교수로서 명성을 떨쳤다. 1959년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한 김 작가는 60년대 초 철제 조각부터 시작했으며, 1964∼69년사이에 파리국립미술학교에서 조각과 판화를 전공했다. 1976년 부터 1983년 아르헨티나에 도착하기 전 교수 시절에는 판화형식을 이용한 회화와 토템신앙적인 조각작업을 주로 하였다.

1983년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김 작가는 한국에서는 구경하기 훌륭한 조각용 목재들을 마주하고, 인생 진로를 바꿔 아르헨티나 목재를 활용한 조각 작품 활동에 전념하기로 했다. 아르헨티나 정착 이후 김 작가의 작품 경향도 달라졌다.

작가는 젊은 시절엔 일상의 관념을 지양하려고 애썼고, 인간들의 삶속에서 우주절대자에게 의지하고자 하는 인간본연의 마음을 반영코자 민간신앙에서 작품의 뿌리를 찾았다. 판화작업에서는 민간신앙의 하나인 부적의 글귀를 풀어 작업해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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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의 작품은 모태인 땅에서 절대자에게로 향하는 염원으로 지상과 천상을 연결하는 연속성을 매개체로 조형상의 변화를 추구함과 동시에, 그 어떠한 것도 이성적 판단에 얽매이거나 그 어떤 통제나 미학적인 선입관 없이 하늘에 닿고자 하는 기원을 표현했다. 작가의 빈 마음과 정신의 '합(合)'이라고 할 수 있는 직관에 의해 총체적 형태에서 예술의 본질을 추구하게 된 것이다.

그의 작품은 영원한 삶의 나눔을(合과 分) 주제로 한다. 나눔의 본질은 사랑이며 그 깊은 내면에는 원초적 생명력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 그것을 향한 작가의 깊은 곳에서 울려나오는 영혼의 노래, 그 영혼의 소리는 다양한 색상의 파장으로 선과 면을 이루어 사랑과 나눔으로 표현된다.

이 같은 예술혼은 2008년 남미에서는 최초로 한국 작가로서 생전에 자신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은 미술관이 건립되는 결실로 이어졌다.

이제 작가는 30여년만에 모국에 돌아와 오랫동안 가슴에 품은 '영혼의 노래'를 들려주려고 한다. 02-588-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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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jjpar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