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마켓 결합 이색 문화공간바비큐 먹으며 공연도 즐기고 음악관련 물품도 사고 팔아대중에 휴식·치유·충전 명소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한 '탕진시장'은 창립 5주년을 맞은 인디레이블 러브락컴퍼니가 복합문화공간 에무와 손잡은 첫 기획이다. 러브락컴퍼니는 인생엔 사랑과 록뿐이라는 일념으로 내달리는 인디레이블이다. "출근 때문에, 만족스럽지 못한 통장 잔고 때문에, 남들과 비교되는 몸매 때문에, 내일 너무 피곤할까 봐, '현재'를 억압하지는 않았나요? 미래라는 두려움 때문에 우리는 '지금'과 대면하지 못합니다. 탕진시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러브락컴퍼니 기명신대표) 다양한 분야의 실험적인 예술을 지원하면서 서울 도심의 새로운 문화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복합문화공간 에무(관장 김영종)는 새롭고 다채로운 문화실험을 통해 대중에게 휴식, 위안, 치유, 충전의 복합문화 명소로 거듭나게 하려는 의지다.
지난해 '세월호' 사건이 대중음악인들의 발목을 잡았던 기억이 선명하다. 올해도 '메르스'가 맹위를 떨치고 있고 행사 지역이 홍대인근이 아닌 서울 도심인지라 흥미로운 프로젝트이지만 솔직히 '탕진시장'은 집객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메르스 때문에 예매가 부진해 많이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200명 정도 관객이 왔습니다. 예매보다 현매가 많았죠. 실제로 마스크 쓴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 이런 젊은 문화를 처음 경험하는 지역민들도 많이 찾아와 관심을 보였습니다."(이성훈 러브락컴퍼니 실장) '메르스가 아니었다면 대박이 나야 마땅한 행사였다고 생각합니다."(김성환 대중음악평론가)
대중음악 공연과 음악관련 물품을 사고파는 장터를 결합시킨 '탕진시장'은 뮤지션을 비롯해 평론가, 관객, 수집가 등 누구나 판매자로 참여했다. 1층에선 음악물품 장터, 건물 옥상에선 먹거리 장터가 열렸고 지하공간과 건물 뒤뜰에선 공연이 펼쳐졌다. 갤럭시 익스프레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빅베이비드라이버, 이아립, 김목인, 로다운30, 단편선, 강아솔 등이 출연했다. 참여하고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이 가진 것을 사고팔고 나누는 경험을 통해 소비자가 아닌 음악시장 및 공연문화의 주체가 되는 경험을 독려한 점은 흥미롭다.
옥상에서 진행한 바비큐 파티는 대박을 터뜨렸다. 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드러머 김희권과 자유육식총연맹 총재이자 밴드 피해의식 리더인 크로크다일이 직접 고기를 굽고 1인분에 8천원, 상인에게는 50% 반값제공 전략이 주효했다. "음반을 많이 팔지는 못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저렴하게 제공된 술과 고기를 장사하면서 먹는 재미가 더 쏠쏠했어요. 무엇보다 공연과 상품판매 등이 층별로 따로 따로 종합적으로 얽혀서 진행되는 방식은 참여하는 일반 관객의 입장에선 기존의 록 페스티벌과는 다른 소소한 동선의 재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옥상에서 사온 고기를 1층에서 산 맥주와 함께 무대 앞의 공연을 보며 즐길 수 있어 나름 괜찮았습니다."(김성환 대중음악평론가)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oopld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