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만나는 세계적 명화들

상당수 미국인들에겐 하나의 '로망'이 있다고 한다. 평생에 프랑스 파리를 방문하는 것이다. 인류 문화예술의 진수를 만끽하기 위해서다.

파리뿐 아니라 유럽의 도시는 그 자체가 박물관이라 할 만큼 유적과 유물, 예술 작품이 가득하다. 전 세계인들이 유럽을 찾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근현대 미술은 유럽이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유럽 여러 나라를 수개월에 걸쳐 돌아도 부족할 수 있다.

그런데 이웃한 일본에는 서양 근현대 미술 거장의 작품들이 수두룩하다. 일본 문화가 일찍이 유럽에 전해져 교류가 활발하고 서양 미술품에 대한 일본의 열정적인 컬렉션 덕이다.

최근 출간된 <일본으로 떠나는 세계 미술 기행>은 고흐와 르누아르부터 마크 크로스, 키스 해링까지 서양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소장된 일본 전역의 박물관, 미술관을 친절하게 안내한다. 때문이 굳이 유럽에 가지 않더라도 가까운 일본에서 서양 미술의 걸작들을 감상하고 싶은 욕망을 자극한다.

책은 단순히 일본에 소장된 작품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럽과의 문화교류, 일본 문화의 유럽 영향, 일본인들의 서양 미술에 대한 관심과 소장 노력 등 '문화 일본'의 저력을 보여준다. 일본이 경제대국일 뿐 아니라 문화대국이란 사실은 새삼 부러우면서도 문화를 대하는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일본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여행 1순위인 나라다. 책은 일본 여행의 새로운 재미와 격을 높일 수 있는 지침서로 권할 만하다. 노유니아 지음/미래의창/1만6000원.



박종진 기자 jjpar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