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라이프

흐린 감성의 카타르시스 무의식 뒤태

재불화가 한홍수 '기원의 뒷면'초대전, 12월5일까지 갤러리 바움
  • △메인= A desiring machine, 100×81㎝ oil on canvas, 2013
인체의 뒷면이다. 구부리거나 조금은 뒤틀린 또 무엇에 홀린 듯 정지한 직립자세다. 그리고 이를 둘러싸고 있는 배경은 흐릿하고 모호한 분위기를 풍긴다. 마치 여운을 남기는 오리엔탈 어법 혹은 산 너머 산 그 겹겹의 완만한 능선처럼 부드러운 곡선은 굴곡진 생의 고비를 넘어 온 무심(無心)마냥 평평하다.

작가는 질감이 살아있는 유화캔버스 천 자체부터 매끄럽게 다시 만든 후 그 위에 마치 구도의 수련처럼 부드러운 붓으로 색채를 포개고 또 그 다시 쌓아올리는 반복을 이어간다. 텔레비전의 매끈한 화면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그는 현대성을 수용해 내는 방식을 선택한 것인데 화면은 맑고 투명하며 반드럽지만 따뜻한 온기가 배어 나온다.

화백은 자신의 작업스타일을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 나처럼…"이라고 말했다. 이미지가 전달하는 사라진 신체모습처럼 그는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Slavoj Zizek)의 저서 <신체 없는 기관(Organs Without Bodies)>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라고 토로했다.

이 두 의미를 다시 새겨보면 인간의 몸 그 본바탕에 주목하고 있는 작가의식을 짐작 할 수 있다. 에로스와 존재론적 관계성의 메타포가 느껴지는 화면에선 독일 베를린예술대학 한병철 교수의 저서 <에로스의 종말(AGONIE DES EROS)> 한 구절이 떠오른다. "에로스는 그 보편적 힘으로 예술적인 것과 실존적인 것, 정치적인 것을 한데 묶는다. 에로스는 완전히 다른 삶의 형식, 완전히 다른 사회를 향한 혁명적 욕망으로 나타난다. 그렇다. 에로스는 도래 할 것을 향한 충실한 마음을 지탱해 준다."

한편 파리근교에서 '몸과 기원'에 대한 작업에 천착하고 있는 그는 지난 9월 프랑스 파리에서 AIPU(유네스코직원국제협회) 회원들이 초대한 작가로서 각국 관람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유네스코(UNESCO) 70주년기념-기원의 뒷면'초대전을 성황리에 마치고 이번에 방한해 국내 애호가들에게 그의 작품을 선보이는 의미가 크다 하겠다.

  • △2번=Verso of the origin, 200×160㎝ oil on canvas, 2015
서양화가 한홍수(HAN HONG SU) 작가의 초대전은 23일부터 12월5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0길, 갤러리 바움에서 열린다. 02-720-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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