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당 정영채 초서전… 한벽원미술관에서 12월 9∼15일 전시

추사 김정희 ‘현완법(懸腕法) 시현, 추사필결(秋史筆訣)’ 재해석

우리나라 최고의 서예가로 추앙받는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의 맥을 잇는 보기 드문 서예전이 주목받고 있다. 운당(雲塘) 정영채((鄭榮采) 서예가의 초서 전시회로 추사 김정희 시대까지 전승돼 왔던 전통서법인 현완법(懸腕法) 서예의 진수를 보여준다.

정영채 서예가는 어린 시절부터 서당에서 한학과 서예를 배웠으며, 10대에는 호남의 최고서예가(고당 김규태)와 최고 학자(효당 김문옥)에게 직접 강습을 받았다. 특히 고당 김규태 선생에게서 전통서법인 현완법을 7년간 연마해 비로소 현완법의 진수를 터득해 70평생 현완법을 지키며 묵묵히 서예활동을 해오고 있다.

현완법은 붓을 지면에서 직각으로 쥐고 팔을 들어올려 팔꿈치를 몸쪽에 대지 않고 쓰는 서법으로 ‘書는 在心이요 不在手’(서예는 마음에 있으며 손에 있지 않다) 정신에 근거한다. 이는 전통서법인 현완법(懸腕法)과 현재 유행 중인 거수법(擧手法)의 차이이기도 하다. 즉 마음과 몸이 일체가 돼 글씨(書)로 발현된 현완법과 손끝으로 재주를 보이는 거수법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정영채 서예가는 9일 서울 삼청동 한벽원미술관에서 열리는 초서전 오픈식에서 현완법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시연해 보였다. 전시에는 정영채 서예가가 학습한 사서삼경 명문과 옛시조를 현완법으로 쓴 작품 80여 점이 선보인다.

한편 이번 초서 전시회 도록(<운당 정영채 초서전>)에서 현완법을 쓰는 방법과 내용을 중심으로 ‘ 현완법(懸腕法)의 올바른 자세’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발표했고, 이 현완법이 추사 김정희가 평소 애용했던 서법임을 증명해주는 ‘秋史筆訣(추사필결)’을 번역했다.

이에 따르면 현완법이 중국 왕희지(王羲之) 이후 추사 김정희까지 내려왔던 전통서법이며 붓글씨를 쓰는 올바른 자세가 바로 현완법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오늘날 대부분의 서예가가 사용하고 있는 거수법(擧手法 : 손을 앞으로 내밀어 쓰는 밥법)의 자세가 잘못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초서전은 이달 15일까지 열린다. 02-732-3777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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