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우창훈‥‘궁극의 빛’개인전, 15~21일까지 강화종합전시관

인류를 담고 있는 세계와 존재를 다차원적인 형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우창훈 화백이 초월과 현실공간의 하모니를 다중(多重)적으로 표현한 ‘궁극의 빛’개인전을 갖는다. 그는 인간의 육체와 정신세계를 포함하는 우주의 기(氣)에너지에 대한 시각화(視覺化)라는, 자신이 40여 년 동안 구축해 온 회화를 총칭하여 ‘다차원미술’로 명명한다. 이 비범한 화업의 근본은 인간과 사물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함축된 에너지의 덩어리다. 1970년대 중반부터 이 특별한 자유로운 구성체에 매료되어 반물질, 혼돈(chaos), 프랙탈(fractal), 미시세계 등과 빛에 이르기까지 다차원의 테마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왜 회화적으로는 낯설고 자연과학과 동양철학까지 학문적 밑바탕이 요구되는 이 작업에 오랜 세월을 매달릴까. “모든 사물의 존재이유와 가치를 깨닫고 깊이 느끼는 인식의 공유”라고 답했는데 다시 말하면 이것이 화가로서의 사명의식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신작엔 빛의 영향과 에너지 그리고 그것에 함의된 본질로서의 명상적 자아와 한민족정체성을 상호구성체로 연결 짓고 있다. 이러한 작품들은 관람자와 친밀한 소통을 공유하고 동시에 그 시선을 확장, 수용해내는데 기여하고 있다. 지난 8일까지 열렸던 서울 인사동 길, 가나인사아트센터 전시에서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 만큼 국내외 관람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화면의 육신과 얼굴은 특정인이 아니라 작가가 그려낸 인물이다. 신과 사람을 아우르는 작품 ‘신인(神人)’이 의미하듯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자아를 키워나가는 정신세계에 초점이 모아져 있다. “주체는 세계로 향한 존재이며 세계는 늘 주관적으로 머무는데, 그 이유는 세계의 직물과 구조가 주체의 초월운동을 통해 기획되었기 때문이다.”<후설과 메를로-퐁티 「지각의 현상학」, 이남인 지음, 한길사> 이상과 현실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 화면엔 삼족오나 신단수 등도 등장한다.

우창훈 화백은 한국인의 혈맥(血脈)에 면면히 내려오는 오천년 역사의 관습을 아우르는 홍익인간의 정신계를 통해 융합의 민족혼과 장엄한 우주질서를 드러내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전시는 15일부터 21일까지 인천시 강화군 강화종합전시관에서 열린다. 032-932-1403



권병준, 미술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