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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간 자유롭게 노니는 여백의 덕목

한국화가 김충식‥'광주미술상수상기념'초대전, 19일부터 영은 미술관
  • △설경(雪景), 110×145㎝ 천에 수묵담채, 2015
자연의 생명력에서 발견한 무형의 아름다움을 형상화하여 의경(意境)의 작품세계를 펼치는 김충식 화백이 '설경'과 '코스모스'연작을 중심으로 전시를 갖는다. 20여 년 전, 서울에서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방도리라는 시골로 들어가 그곳 일상풍경들을 참됨의 산실로 여기며 화폭에 담아오고 있다.

그의 설경(雪景)엔 한 송이 꽃이 희망을 건네주듯 소복하게 눈 내린 계곡에 피어나고 나비가 고요 속 시공을 자유롭게 노닌다. 여백은 실상 화선지를 그대로 남겨둔 것인데 먹과 채색된 부분은 그것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인 셈이다. 광활한 우주를 심상으로 끌어들인 흰 눈은 겨울의 차가움을 덜어낸 포근하고 부드러운 포용언어로서 육화된 많은 담론의 보고(寶庫)가 된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 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 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사평역에서, 곽재구 시, 창비>

'코스모스'연작은 소박한 예쁜 색을 대비시켜 서로의 본질을 돋보이게 하는 조화로움을 드러낸다. 꽃이 피어 난 오솔길 너머엔 황량한 들판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하필이면 꽃밭을 건너 가야할 저 곳이 외롭고 힘든 길이니 참으로 모질기도 하다. 그러나 또 생각하면 '나'에게 위로와 격려를 주는 옆의 존재자가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구불구불한 길을 걷는 여행자를 외롭지 않게 바라 봐 주는 것들과 곁눈질할 이것저것들은 인생길의 동행자인 것이다. 작가는 "따뜻한 이불처럼 볏짚을 덮은 눈이며 들꽃과 논둑에 머쓱하게 큰 키로 흔들리는 코스모스는 내 명상의 진원지이다. 나는 상상과 공상세계를 넘나들며 시공을 초월하여 자유로운 세계를 한가로이 즐긴다. 감상자들도 그러한 사고의 자유를 누리는 기회를 가져야 작품과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화론(畫論)을 피력했다. 한편 이번 화백의 '광주미술상수상기념'초대전은 경기도 광주시 청석로 소재, 영은 미술관에서 12월19일부터 2016년 1월26일까지 열린다. 031-761-0137

  • △첫 눈 내린 날의 코스모스, 1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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