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죽은 사내' JH아트홀, 새해 1월 3일까지 엄혹한 시대의 무거운 주제를 시종일관 진지하면서도 해학으로 유쾌하게 풀어간 연극
연극은 테러리스트로 기소된 한 이탈리아 무정부주의자가 밀라노 경찰서 4층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는 사건을 무대화 한 이탈리아 작가 다리오 포의 원작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사고사'를 1980년대 한국 경찰서를 배경으로 각색해 선보인다.
작품은 '미친놈'이라고 불리는 남자가 사칭혐의로 경찰서에 취조를 받으러 들어온 뒤 우연히 '무정부주의자의 창문 자살 사건'을 알게 되고, 그 사건을 감사하기 위해 방문하는 판사로 변신해 경찰관들을 위기로 몰아넣고 경찰서를 난장판으로 만든다는 내용을 줄거리로 한다.
시종일관 조롱과 웃음이 끊이지 않는 이 작품에서 극의 중심인물인 '미친놈'은 판사로 위장하고 국가의 정보통제와 음모, 속임수를 폭로하며 익살스럽고 경쾌하게 사건을 파헤치고 재구성해나간다. 작품에는 권력층에 대항하고 늘 힘없는 자들의 편에 서서 타락한 기득권층을 신랄하게 풍자하는 연극을 선보여 온 다리오 포 특유의 정신이 살아 있다.
'망원동 부라더스', '라이어' 등에서 재치 있는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신정만이 미친놈 역을 맡아 극을 이끌어가며 윤계열, 조현철, 조호준, 배천수, 이희성 등 젊은 연극배우들이 함께한다. 여기에 2009년 미스코리아 미 출신 박예주와 신예 제니퍼가 나성숙 기자역에 더블캐스팅 돼 무대를 채운다. 02-3142-2461
박종진 기자 jjpar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