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소의 선구자와 한국적 사진 예술국립현대미술관'한국현대미술작가시리즈'내년 6월6일까지

조성묵 ‘빵의진화’, 폴리우레탄, 100x300x150cm, 2008년
한국현대미술사에서 조소와 사진 분야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두 원로 작가의 전시가 함께 열려 세밑 관람객에 가멸찬 눈요기를 제공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한국현대미술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원로 예술가들을 조명하는 '현대미술작가시리즈'의 일환으로 열고 있는 조각가 조성묵(75)과 사진 작가 육명심(83)의 전시가 그것이다.

조각가 조성묵은 시류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독자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해 한국현대조소의 역사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작가로 한국 현대조각의 전위적인 흐름을 이끌었으며, 1960~70년대 현대조각의 최전선에 서있던 추상조각을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하며 일상 속의 사물을 현대미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작가는 1970년대 후반 이후 '메시지' 연작을 꾸준히 발표해 물질의 성질을 뛰어넘는 인식의 문제를 다루었다. 1980년대 후반 이후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의자의 형상에서 비롯한 '메신저' 연작의 제작에 주력했으며, 1990년대 후반 이후에는 국수라는 매우 특이한 재료를 사용해 '커뮤니케이션' 연작을 탐구함으로써 독특한 감각의 설치작품을 발전시켰다. 최근에는 합성수지를 재료로 하되 마치 빵과 같은 인상을 줌으로써 의외의 반전을 주는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멋의 맛-조성묵'전은 조소계의 중추로서 구축한 중량감 있는 의자 형상 조각들이 보여주는 중후한 멋의 세계와, 감각적인 재료의 유희성이 풍기는 맛의 세계가 어우러져 조성묵의 대표적인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현대미술작가시리즈'의 사진부문 첫 번째 전시인 '육명심'전은 1964년 처음으로 사진을 시작해 올해로 사진인생 만 50년을 맞이하는 원로작가 육명심의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화가 장욱진
육명심은 1960년대에 처음 사진을 시작해 당시 국내 사진계의 주류를 이루던 리얼리즘 경향과는 다른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을 통해 한국의 정신과 정체성을 다루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또한 척박했던 국내 사진계에 다양한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준 사진이론가이자 개성을 강조하는 독특한 교수법으로 걸출한 작가들을 배출해낸 교육자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그가 이론가이자 교육자로서 주장해 온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표면의 기록이 아닌 사진에 찍히는 대상과의 소통'이라는 신념이 실제로 그의 작품에서 어떻게 실현되는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대중에 공개되지 않았던 초기사진 30여점이 공개되며, '우리 것 삼부작'인 '백민', '검은 모살뜸', '장승'과 육명심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된 '예술가의 초상' 연작까지 총 5개 연작, 190여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앞서 '멋의 맛-조성묵'전과 '육명심' 전은 2016년 6월 6일까지 과천관에서 열린다. 02-2188-6232



박종진 기자 jjpar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