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차식 3집 음악가의 연애 한복남 엽전열닷냥 황정자 오동동타령 LP

*정차식 3집 집행자 2015년 매직스트로우베리

손 편지가 사라진 디지털 시대이긴 하지만 과거에도 편지와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상남자 이미지가 강한 뮤지션 정차식이 신보인 3집「집행자」의 보도 자료에 또박또박 편지를 동봉했다. 신보를 내기까지의 3년은 그에게 꽤나 버겁고 힘겨운 시간이었던 것 같다.

“시절이 절절하여, 삶이 개운치 못해 헛헛한 몇 자 적어 보냅니다. 부디, 당신의 낮과 밤이 분명하여 무사하소서 할렐루야. 이 서신은 "할렐루야"로 시작해 "비나이다"로 끝이 납니다. 구원받고 싶습니다. 무언가 주체할 수 없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이 세계를 다시 한 번 다잡아보려 나 스스로 바로 서길 원했고, 무엇을 위한, 누구에 의한 집행이 아닌 고스란히 나로써의 집행이 절실했습니다. 사는 게 남루한 나와 같은 모든 이들의 건투를 빌며 이 서신을 띄웁니다. 나는 오늘도 무사합니다. -정차식 올림”

15년 동안 록밴드 레이니썬(Rainysun)의 리드보컬로 활동했던 정차식은 2011년, 첫 솔로 정규앨범 <황망한 사내>로 주목받더니, 6개월 뒤 초고속으로 발표한 2집 <격동하는 현대사>로 한국대중음악상 2관왕을 수상한 괴물 같은 싱어송라이터다. 록에 바탕을 두지만 '한'이라는 한국적 정서를 진성과 가성을 넘나드는 비범한 보컬로 표출하는 그의 음악은 독창적이다. 3년 만에 발표된 3집 <집행자>는 '구원'을 노래한다. 그가 쓴 편지내용처럼 힘겨운 시간을 보낸 자신에게 보내는 구원의 메시지다. 느와르적인 정차식의 음악은 특유의 장르 초월적인 표현 어법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구원을 노래한다. 또 하나의 걸작 탄생이다.

*음악가의 연애 2015년 바이북스刊

음악가 개인의 사랑이 음악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짚어보는 교양서다. 절친 조지 해리슨의 아내를 사랑해 7분짜리 대서사시 <레일라>와 불후의 명곡 <원더풀 투나잇>을 만든 에릭 클랩턴, 가곡의 해를 만든 슈만과 클라라, 스승의 아내 클라라만을 짝사랑하다 죽은 브람스, 어린 연인 매브리를 통해 접한 록을 자신의 음악에 접목해 재즈의 생명을 연장시킨 마일스 데이비스, 가수의 가창력과 역량을 정확히 이해해 노래를 만든 길옥윤을 만나 한국 팝의 대모가 된 패티김, 가난한 악보 필경사의 딸과 음악적·감정적으로 교류한 결과 <환상곡과 푸가 C장조>를 만든 모차르트 등의 러브 스토리를 읽으며 각 장르의 음악이 어떻게 변화, 발전되었는지 알게 된다. 음악평론가 임진모, 지휘자 서희태, 재즈 칼럼니스트 황덕호, 대중문화평론가 최규성, 클래식 애호가 이채훈이 악보에는 없는 음악가들의 언어를 들려준다. 무심코 흥얼거렸던 선율 속에 숨은 진짜 이야기 접하게 될 것이며, 그 이야기가 어떻게 각 음악계를 발전시켰는지도 엿볼 수 있다.

*한복남 엽전열닷냥/ 황정자 오동동타령 2016년 뮤직리서치

도미도레코드에서 1955년에 제작한 「한복남 엽전열닷냥/ 황정자 오동동타령」음반은 50년대를 대표하는 걸작 유성기 음반이다. 도미도레코드에서 제작한 이 음반은 발매 60년 만인 2016년 1월에 오리지널 유성기 원형으로 재현한 재킷과 가사, LP음반으로 재 발매될 예정이다. 300장 한정본이고 음반은 흰색이다. 기적 같은 일로 보이지만 수록된 두 노래 모두 발표 당시에도 동반히트를 기록했고 시대를 뛰어넘어 지금까지 한국인의 흥을 돋구어주고 서민들을 위로하는 흥겹고 유쾌한 가락으로 사랑받는 대표적인 대중가요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전쟁이후 가난했던 시기에 ‘엽전’은 한국인 스스로 자신을 경멸하는 자조적인 말로 널리 쓰였다. 한복남의 <엽전열닷냥>과 황정자의 <오동동타령>은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버거운 현실을 살아갔던 당대 대중에게 흥과 희망을 안겨주었던 노래다. 뮤직리서치 곽근주대표는 “유성기로 복원하고 싶었지만 78회전 음반은 요즘 대중이 듣기엔 무리가 있어 고민 끝에 45회전 7인치 LP로 제작했다”며 “앞으로 금사향의 <홍콩아가씨>등 도미도레코드에서 발매한 중요 노래들을 시리즈로 연속해서 발간할 예정”이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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