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46×38㎝ Oil on canvas, 2015.
화가 정길채 ‘Seoul’연작 작품세계

작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을 칼라와 도형을 적절하게 사용해 삶을 위한 예술, 예술을 위한 예술이라는 극단적인 현대미술의 두 가지 길을 융합해 그 속에서 의미를 찾고 중화시키고자 한다. 화면엔 남산타워가 보인다. 네다섯 가지 칼라로 도시의미를 함축해 해석해 내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적 느낌이 전달되는 메타포가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사용하고 견지하는 칼라의미 자체가 추상적 개념보다는 리얼리티의 방법론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가 해석하고 지향하는 작업의 본질이기도 하다.

정길채 작가는 지난 1995년도에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16년 동안 소호에서 작업하다 5년 전 귀국해 신선한 문제의식으로 연작을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우선, 육체와 정신의 균형을 담은 ‘Golden mean-침묵의 소리’가 그것이다. 이 시리즈는 정치와 이념과 사회적 의미로서의 철학적 중용(中庸) 외양에 있는 혼돈과 치열한 삶의 모습을 최소화된 라인(line)의 다채로운 형태로 표현해내고 있다.

또 하나는 드로잉과 선, 색, 면의 조율로 보여준 극단적 추상이라 할 수 있는 ‘컴포즈(Compose)’연작이다. 밸런스가 삶 속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뤄내고 또 혼돈과 중용으로 반복되는지를 깊은 시선으로 들여다보고 그 흐름을 응시하게 한다.

신작 ‘Seoul’시리즈는 앞선 두 연작의 풍경보다 단순화 된 칼라로 드러나고 동시에 실경산수화가 가진 구상적 정형을 결합한 작품으로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오늘의 서울풍경이다. 그 안의 에너지나 행복함 또 치열과 잔인함 그리고 역사적이면서 모던한 모습 등을 응축시켜 놓았다.

Seoul, 46×33㎝ Oil on canvas, 2015.
그에게 이번 작품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가장 주요한 요소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화가는 마라토너와 같다. 언제 뛰다가 중단할 지도 모르는 위태로움을 느끼고 목적지를 향한 기나긴 여정도 어슴푸레 알 것만 같은데 나와 혹은 아티스트는 나이를 더 먹어야 되는 것 같다. 자신을 컨트롤해야만 하는데 행선지에 도달하기까지는 그런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나의 작품이 관람자로 하여금 상상력을 제공해주고 도시 안에서 자신이 어떤 존재로 속해 있는지 일깨움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 있다”라고 말했다.



권동철 미술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