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8인의 스트롱맨이 그려갈 세계 대변화…한국의 선택은

[신간] <스트롱맨의 시대> / 매일경제 국제부 지음 / 청림출판 펴냄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그의 행보와 미국의 대외 정책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자체가 ‘불확실성’의 대명사로 그 정치행방은 전 세계를 예측불허의 상태로 몰아 넣고 있다.

분명한 것은 트럼프의 경제, 외교 등 대내외 정책이 ‘미국 제일주의(America First)’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경쟁국은 물론, 우방국가와도 크고 작은 충돌과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G2의 중국이 중화 패권을 꿈꾸며 미국과 맞서면서 새해 벽두부터 양국 간엔 긴장의 파고가 일렁였다. 연초 남중국해에서 중국 항공모함이 훈련에 들어가자 미국이 항공모함을 급파한 것이다.

게다가 2014년 크림 반도를 장악하며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은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도 올해 신년사에서 러시아의 옛 영광을 되찾겠다고 선언했다.

연초 세계 뉴스는 미국의 트럼프와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주석,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장식했다. 막강 마초맨들이 사자후를 토하며 파워게임을 벌이는 ‘스트롱맨(strongman)’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더하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등 개성 강한 지도자들이 트럼프 시대를 맞아 국가이익을 앞세워 스트롱맨 시대에 가세하고 있다.

트럼프의 등장은 정치ㆍ경제적으로 미국과 밀접하게 얽힌 우리나라를 고민스럽게 하고 있다. 중국, 러시아의 강성 행보도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미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 배치를 놓고 미국과 중국은 힘겨루기를 하고 있고, 한국은 두 나라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다.

트럼프로 상징되는 강한 지도자들이 세계를 주도하는 가운데 트럼프 개인이 아닌 세계사적 흐름에 집중해 정치ㆍ경제ㆍ외교안보ㆍ사회 현상을 망라해 분석한 신간 <스트롱맨의 시대>가 나왔다.

책은 향후 최소 4년, 최대 8년간 전 세계를 주도적으로 이끌 트럼프 대통령과 그 정부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다각도로 심도있게 분석했다. 트럼프가 대선 과정에 내걸었던 공약을 통해 그가 걸어갈 정책 방향을 살폈고, 그가 지명한 내각 인사들의 성향까지 분석해 트럼프 정부를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트럼프 당선을 전후해 쏟아져 나온 트럼프 개인 분석서들과는 차이를 보인다.

책은 당장 트럼프 정부를 상대해야 하는 정부와 기업, 관계기관과 인사들에게 지침서로도 손색이 없다.

가령 트럼프의 경제정책, 즉 재정정책과 보호무역으로 요약되는 ‘트럼프노믹스’를 통해 앞으로의 세계 경제를 분석하고 우리가 취해야 할 경제정책을 모색한 점이나 트럼프의 고립주의적 외교정책, 대북정책에 상응한 우리의 바람직한 선택을 돌아보게 한다.

책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된 트럼프 정부의 예상 행보를 별도 장으로 묶어 심도 깊게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 정보기관에 처음 요구한 정보가 ‘북핵’이었던 만큼, 트럼프 정부에서 한반도 문제가 높은 비중으로 다뤄질 것에 비춰 주목할 부분이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 주한미군 분담금 문제,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 등은 미국과 우리나라 사이에 현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2017년 대선을 앞둔 우리나라의 정치상황을 감안해 트럼프 승리의 의미와 원인을 분석한 점도 눈길을 끈다. 트럼프가 당선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미국 내 기득권이 아닌 중산층 이하의 표심을 자극한 것이 적중했기 때문으로 이는 우리나라 민심에서도 보이는 부분이다. 최순실 사태에서 나타났듯 기득권층에 대한 반발심리는 우리나라 대선에도 분명 영향을 미칠 것이다.

책이 마지막 장에서 다룬 트럼프 시대의 ‘파워엘리트’는 눈여겨 볼 부분이다. 트럼프 정부의 내각과 백악관, 측근 그룹 등 아직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트럼프 주변 핵심 인사와 그들의 네트워크를 살펴봤다.

책은 각 장(1~4장) 첫머리에 스트롱맨들 간의 현실성 있는 가상 대화를 실어 해당 장에 대한 내용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북한(핵)을 놓고 벌이는 트럼프ㆍ푸틴ㆍ시진핑ㆍ아베의 대화는 그들의 대북 정책과 함께 한반도에 대한 속내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책은 트럼프와 그 내각, 그리고 트럼프와 함께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전 세계 8인의 스트롱맨이 열어나갈 세계 대변화를 심층적으로 해부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생존의 지혜를 제공한다.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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