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아트스페이스 2017년 고미술특별전 ‘택선고집’전, 3월 29일∼4월 10일

조선 회화를 대표하는 삼원(三園, 단원 김홍도ㆍ혜원 신윤복ㆍ오원 장승업). 삼재(三齋, 겸재 정선ㆍ현재 심사정ㆍ관아재 조영석)를 비롯해 호생관 최북, 추사 김정희 등 조선시대 화단에서 이름을 떨쳤던 문인화가와 궁중화원화가들의 수작(秀作)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공아트스페이스가 3월 29일부터 4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동덕아트갤러리에 마련한 고미술 특별기획 '택선고집(擇善固執)’전으로, 조선시대 전기부터 말기까지의 작품 6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이들 작품 가운데 20여 점은 미국 등 해외에 흩어져 있다가 화랑의 10여 년의 조사 작업을 거쳐 고국으로 돌아왔다. 표암 강세황이 글을 쓰고 그의 처남 해암 유경종이 글을 지은 나옹 이정의 ‘죽하관폭도’, 현재 심사정의 ‘송하관폭도’, 호방한 필치를 볼 수 있는 오원 장승업의 ‘신선도 대련’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공재 윤두서의 ‘마상인물도’, 추사 김정희의 ‘각심한루’ 등 20점은 책으로만 봐왔으나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된다. 유복렬 저서 <한국회화대관>에 실린 ‘마상인물도’는 배경을 간략화하고 인물과 말을 섬세하고 생동감 있게 묘사해 윤두서만의 독보적인 필치를 보여준다. 김상엽 저서 <경매된 서화-일제시대 경매도록 수록의 고서화>에 수록된 ‘각심한루’는 추사의 강직한 심성과 예술성을 담고 있는 서체다.

전시 주제로 쓰인 '택선고집'은 <예기(禮記)>에 나오는 구절로, ‘훌륭한 것만 가려내어 굳게 붙든다’는 뜻인데 실제 전시작의 수준과 내용이 그러하다.

역시 삼원삼재의 작품이 두드러지는데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단원 김홍도과 혜원 신윤복의 작품이 나란히 전시돼 눈길을 끈다. 단원의 ‘경직도-나들이, 타작’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단원풍속화첩’에 한 화폭당 한가지 소재로 그려진데 반해, 이 작품은 농촌 풍경의 여러 가지 모습을 한 화면 속에 당시 농촌의 삶을 더욱 풍부하게 담았다.

혜원의 맑고 단아한 색채가 돋보이는 ‘염계상련’ ‘탄금도’ ‘유압도’ 3점은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다. 이중 ‘탄금도’는 산속에서 마주 앉아 있는 선비와 기녀의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혜원 특유의 섬세함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겸재 정선이 80세에 그린 ‘산수인물도’, 진경산수인 ‘취미대’, 관자재 조영석의 ‘장하한담도’, 화원 화가 초원 이수민의 ‘수하우도’, 활호자 김수규의 ‘적벽부’ 등 여러 화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추사의 다양한 ‘서법’을 만끽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고미술에 독보적 위상을 지닌 공아트스페이스가 지난 2007년 ‘9인의 명가 비장품’전, 2009년 ‘안목(眼目)과 안복(眼福)’전, 2010년 ‘거화추실(去華趨實)’전, 2013년 ‘한양유흔(漢陽留痕)’전에 이은 고미술 특별전으로 조선 최고의 실력을 자랑했던 문인화가와 궁중 화원의 예술성과 문기(文氣)를 풍요롭게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02-730-1144

박종진 기자

#작품 캡션

-공재 윤두서 ‘마상인물도(馬上人物圖)’ ,종이에 수묵채색 78.5×54.5cm

-혜원 신윤복 ‘탄금도(彈琴圖)’ , 종이에 수묵채색 28.2x36.3cm

-추사 김정희 ‘각심한루(覺心閒樓)’, 종이에 먹 32.5x105.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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