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라이프

고독과 달콤한 꿈 경계와 틀의 해방

서양화가 정강자…‘마지막 여행은 달에 가고 싶다’회고전,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2월 25일, 천안 5월 6일

  • '시장의 여인들'(Women at the Clothes Market-(감비아,Gambia), 160×200.5㎝ Acrylic on Canvas, 1989
“시간은 단 하나의 본질적인 수수께끼예요. 다른 것들은 신비스럽지만 본질적인 수수께끼라고 할 수 없을 거예요.…시간의 문제는 자아의 문제, 자아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포함하지요. 자아는 과거고, 현재고, 다가올 시간에 대한 예측이기도 해요.”<보르헤스의 말,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 윌리스 반스톤(Willis Barnstone), 서창렬 옮김, 마음산책 刊>

화면의 여인들은 내면의 양가적 갈등에 빠져 있기도 하고 수줍은 듯 숲 속을 한가롭게 즐기는 모습으로도 등장한다. 끊임없는 변화욕망을 표현한 아이콘이자 작가의 분신이다. 캔버스 앞에서 마주했던 고독감과 일상에서 꿈꾸는 달콤한 휴식을 대신하며 자아를 해방시키는 상징기호로 작용된다.

“그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무한의 자유공간, 그 속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펼쳐가는 상상들”을 구현하려 했던 작품세계는 젊은 날 신체를 통한 현실적 관심이 훗날 반원(半圓)을 운용한 초월적 형태를 통해 인간에 대한 근원적 시선으로 확장되는 경향을 보여준다.

  • 정강자 작, 멀고 먼 여로(A Journey Far Away), 162×122㎝ Acrylic on Panel, 1988.
편견 극복 위한 뜨거운 예술혼

정강자(1942∼2017)작가는 대구 출생으로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1970년 무체전(無體展, 소공동국립공보관)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누산타라 국립현대미술관(인도네시아), 서호갤러리, 갤러리 제이원(대구), 수호롬 갤러리(부산)등에서 가졌다.

67년 ‘키스 미’와 같은 파격적 조형작업 등 한국아방가르드미술그룹 ‘신전(新展)’동인이자 전위적 행위미술그룹 ‘제4집단’멤버로 활동했다. ‘청년작가연립전‘(국립공보관,67), 한국청년화가6인전(도키와 화랑, 도쿄,70), 바틱전(공간미술관,81)등 그룹전에 참여했다.

퍼포먼스로 투명풍선과 누드(세시봉음악감상실,68), 한강변의 타살(제2한강교모래사장, 강국진, 정찬승,68), 기성문화예술의 장례식(손일광, 정찬승,70), 휴지의상(장충단공원, 손일광, 정찬승,69) 등이다.

60년 중반∼70년대 격동기를 관통하며 한국 초기 전위예술을 이끌었고 일생 ‘한계의 극복’과 ‘해방’이라는 주제를 탐구해온 여류화가 정강자. 예술가의 신체와 행위를 이용해 현실정치를 작품으로 도입하는 방식은 당시엔 기성관념을 향한 도전이자 사회체제에 대한 반성의 발로이기도 했다. 70년 ‘무체전’ 강제철거로 활동을 중단한 그는 77년 싱가포르로 이주한 후 81년 귀국했다. 90년대까지 남미 등 오지(奧地)를 다녔다.

  • 작품 ‘억누르다(To Repress, cotton, steel pipe, 250×215×95㎝, 1968)’와 정강자 작가. 여러 층의 목화솜에 쇠파이프를 얹어 중앙이 눌리게 한 설치작품으로 성별이데올로기의 역학관계를 유희하고 있다.<사진=아라리오갤러리 서울>
한편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아라리오갤러리 전시장을 방문했다. 열정과 애환 50년 화업의 작품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번 ‘마지막 여행은 달에 가고 싶다(I Want My Last Trip to the Moon)’는 타계 후 열리는 첫 회고 및 유작 전시다.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기 위한 뜨거운 예술혼이 투영된 회화를 비롯해 바틱(Batik), 조각 등 60여점과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이며 1월 31일 천안과 서울서 동시에 오픈했다. 서울은 2월25일, 천안에선 5월6일까지 열린다.

정강자(ARTIST JUNG KANG JA)화백은 한복형상을 추상화해 여성예술가로서 느꼈던 복합적 감정을 상징적으로 그려내고자 했다. 한복치마를 “수천 년을 남성 우월주의 지배에서 억압받고 유린당해온 우리 여인들의 깃발”이라 언급하기도 했는데 작품에서 치마는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기도 하고 산처럼 쌓여 커다란 기념비를 만들기도 한다.

권동철 @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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