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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의 근원 감동과 가치의 지향

[인터뷰]미술신간 ‘그림과 현실’저자‥서양화가 한운성
  • 마무리 중인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 한운성(韓雲晟,HAN UNSUNG)화백. “새로 시작한 ‘꽃’연작은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고 근원적 생명현상들을 드러내 보여주고 싶다”라고 전했다.
“현대의 시간경험은 무엇보다 우리가 그 속에 던져져 있는 순간의 의식, 즉 현재의 의식이다. ‥중세의 정신세계가 내세지향의 기분으로 가득 찼고 18세기 계몽운동기의 지적풍토가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 차 있었던 것처럼, 현대인의 정신세계는 직접적인 현대성과 동시성의 느낌에 젖어있다.<문학과 예술의 사회사4, 아르놀트 하우저(Arnold Hauser)지음, 백낙청·염무웅 옮김, 창비刊>

미술신간 ‘그림과 현실-한국리얼리즘미술의 실상’은 현재 리얼리즘(Realism)에 대한 논의나 평가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한국현대미술은 서양미술을 일본을 통해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리얼리즘의 전통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채 서양의 새로운 미술이 들이 닥쳤다는 것이다.

책 내용은 현재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중심으로 극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장소현 미술평론가와 한운성 작가가 문답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우리 미술의 앞날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가 거기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 사람 의견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오후의 가을햇살을 받아 가로수 잎들이 윤기로 번들거렸다. 경기도 용인시 구성역 인근, 한 화백의 작업실에서 인터뷰 했다. “미술의 리얼리즘을 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관점을 확실하게 하는 것인데, 리얼리즘은 구상성(Figurative)을 전제로 하여 재현의 방법으로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 그림이다.

모더니즘은 재료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는데 그것이 바로 일루전(illusion)의 포기를 선언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평면이라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다시 일깨워주었는데 회화가 2차원을 되찾으면서 마티에르에 눈을 뜨고 콜라주가 가능해졌으며 질료로서 물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 표지: 한운성 作=귀로(歸路), 캔버스에 아크릴 130.3×324.4㎝, 2014/228쪽, 1만8000원, 태학사刊
◇인간의 현실인식

19세기 중엽 프랑스서 탄생한 모더니즘미술(Modernist Art)은 여러 유파와 사조로 나타나는데 그 최초가 리얼리즘이자 귀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가 자신의 그림을 그렇게 명명하여 창시자가 된다. 리얼리즘은 20세기 후반 탈냉전, 탈이데올로기 시대를 맞으면서 특히 포스트모더니즘과 맞물려 뉴리얼리즘, 팝아트, 하이퍼리얼리즘, 프랑스 신구상회화, 독일 신표현주의 등으로 변모해 왔다.

화백에게, 자신은 리얼리스트인가 물어보았다. “프랑스 리얼리즘을 대변하는 ‘자기가 살고 호흡하는 시대이어야만 한다.’는 말에 나는 공감 한다. 궁극적으로 인간의 현실인식과 다름이 없다. 리얼리티라는 개념이 모든 예술장르와 유파를 망라하여 관통할 수 있는 것은 리얼리티가 인간실존의 근원에 자리한 가치관을 담고 있고 예술이 지향하는 감동과 가치가 이 리얼리티를 밭으로 꽃피울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왼쪽부터)최진욱 作=그림아 너는 뭐냐, 53×45.5㎝ 캔버스에 아크릴, 2002/정원철 作=증언13, 56×76㎝ 리놀리움 판화, 1998/김지원 作=무제, 228×182㎝ 캔버스에 유채, 2007
한편 한운성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대학원, 미국필라델피아 타일러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대 교수(1982~2012)를 역임했다. 화가로서 작업의 중심에 놓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논어에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子曰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라는 말이 있다. 결국은 ‘못 말리는’상황을 비유적으로 한 말일 텐데, 인생 전반에 관련해서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꾸준함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림에 있어서 ‘작업의 지속성’을 작가의 기본으로 여기는데 ‘작품의 질은 양이 결정 한다’는 나의 생각과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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