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라이프

자연의 야성 물아일체의 자존감

한지작가 송광익…‘지물(紙物)’개인전, 10월10~11월4일, 통인옥션갤러리
  • 지물(紙物), 140×110㎝(each) 한지 아크릴, 2018
“다윈은 태양 주위를 도는 지구의 단조로운 회전운동 같은 뉴턴적 장엄함에 비유함으로써 생명의 다양성을 찬미했다. 정해진 중력의 법칙을 따라 이 행성이 끝없이 회전하는 동안, 아주 단순한 시작으로부터 너무나 아름답고 너무나 경이로운 무한한 생물종들이 진화해 왔고, 진화하고 있고, 진화해갈 것이다. 이러한 생명관에는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풀 하우스(Full House), 스티븐 제이 굴드(Stephen Jay Gould) 지음, 이명희 옮김, 사이언스북스 刊>

비의(悲意)의 노래를 품은 심연바다의 군청색, 끝없는 순환에 켜켜이 쌓인 검고 희끄무레한 퇴적, 허공에 떠 있는 저 다홍빛 구름의 발돋움역사가 스며있다. 작업은 한지뒷면, 섬유성질의 자연성이 색을 머금은 배면(背面)채색의 배어남을 고집한다. 먹색을 그대로 살리기도 하고 오방색 느낌 등을 그려 넣은 것을 하나하나 접어서 만든, 정방형의 작은 통을 세우고 맞붙여 입체감의 면이 분할되는 화면이다. 도드라지게 했거나 중간중간 색깔의 농도를 조절한 농담(濃淡)의 절묘하고도 천연한 조화는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 한지, 아크릴 140×110㎝
서로 연결되는 패턴의 반복성은 한지문틀처럼 그리드(Grid,격자)형식과 자기유사성의 순환성을 드러내는 프랙탈(fractal)을 상기시킨다. 면과 면, 면과 바탕 그리고 뒷면에서 들어오는 은은하면서도 깊은 빛의 흡수는 마치 물안개처럼 잔바람에 퍼져 흐르는 듯 고요히 젖어든다. 들숨과 날숨의 생명 공간, 현대적한국성의 융합미학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시간과 노동의 집약적 산물이다. ‘땀을 많이 흘렸구나, 그렇지 않구나’하는 것의 결과물이 너무 뚜렷하게 구별되는데 그런 면에서 정신과 육체의 물아일체 그 결정체가 나의 작품이다.”
  • 지물(紙物), 140×110㎝(each) 한지 먹, 2018
반복의 고행과 카타르시스

송광익 작가는 계명대학교 미술학과 및 동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 일본 규슈산업대학(九州産業大學)대학원을 졸업했다. 1980년 대구 삼보화랑 첫 개인전을 비롯해 갤러리 신라, 맥향화랑, 봉산문화회관 그리고 갤러리888(규슈), 후지화랑(오사카), 구로카와Inn미술관(후쿠오카)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2000년 초, 작업실 입구 성황당 신목(神木)에 새끼줄과 종이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 것에 강렬하게 끌렸다. 하늘과 땅을 잇는 것 같은 그것에 영감을 얻어 형상화시킨 작업이 현재의 한지작업출발이 됐다.”
  • 송광익 화백
화백은 대구시 달성군 유가면, 비슬산 아래 화실에서 오전부터 저녁시간까지 종일 작업한다. “기쁜 마음으로 시작하나 진행하다보면 육체적 고통이 따른다. 반복의 고행이라고 할까. 그렇게 묵묵히 계속 나아가다보면 육신의 아픔을 잊어버리게 된다. 그렇게 작품이 완성되는 카타르시스가 주는 희열의 청량감에 때론 전율하기도 한다.”

한편, 이번 전시를 위해 땀을 쏟아 부은 20여점을 선보이며 10월 10일부터 11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통인빌딩 5층, 통인옥션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화업40년 송광익 화백에게 ‘화가의 길’에 대한 고견을 청했다. “자존심이다. 그것 없이는 그림 못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과 타협하여 잘 사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스스로 비굴함을 맛봐야 하겠지만…. 나로서는 처음의 마음이자 동시에 그림을 끝까지 그릴 수 있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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