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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종의 어원(語源) 이야기] 鐵道(철도)

‘鐵’ 의 영어 rail은 ‘쇠’가 아니라 재질이 나무인 ‘가로대’ 뜻해
독일, ‘Eisen(쇠)’+‘Bahn(길)’=Eisenbahn(철도), 일본도 차용
  • 12월 9일 오전 강원 강릉시 운산동의 강릉선 KTX 열차 사고 현장에서 코레일 관계자들이 기중기를 이용해 선로에 누운 객차를 옮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연합)
12월 8일 강릉발 서울행 KTX 열차가 운행 중 철도에서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선로전환기의 전선 연결 불량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철도노조는 안전을 무시한 정부의 철도정책 탓이라고 주장했다.

철도(鐵道)와 기차(汽車)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汽(증기 기)자를 쓰는 데서 알 수 있듯, 최초의 기차는 물을 끓이면 발생하는 수증기를 이용한 증기차였다. 그러한 증기차는 1790년대 영국인 공학기술자 제임스 와트(James Watt)에 의해 증기 기관이 먼저 발명되었기에 가능했다. 그로 인해 그 이전까지 연료인 석탄을 도시로 운반하는데 동물과 인력을 이용했던 고된 상황을 증기차와 철도로써 극복하자는 혁신적 아이디어가 뒤따를 수 있었다.

영국인 리처드 트레비식(Richard Trevithick)은 고압 증기기관을 제작해 증기기관차를 최초로 시험 운전하는 데 성공했고, 그걸 발전시켜 본격적인 철도의 시대를 연 이는 조지 스티븐슨(George Stephenson)이다. 스티븐슨은 시속 39km를 낼 수 있는 증기기관차인 ‘로코모션(Locomotion)’을 개발해 1825년 세계 최초의 석탄수송 철도 노선인 ‘스톡턴’과 ‘달링턴’에 투입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철도의 ‘철’은 ‘鐵(쇠 철)’인데 그에 해당하는 영어 railway나 railroad에서의 rail은 ‘쇠’가 아니라 재질이 나무인 ‘가로대’를 뜻한다는 점이다. 옛날 대형 고인돌이나 피라밋 건축을 위한 대형 석재를 운반할 때 나무를 이용했던 것처럼, 1776년 영국에선 원래 목재 레일이 깔린 모든 종류의 도로에 대해 railway라는 말을 사용했다. 그러다가 1812년 들어와 railway는 현대적 의미의 쇠로 된 철도를 뜻하게 되었다.

철도의 초창기 때는 레일은 나무로 만들고 그 위에 철판을 붙여 사용했다. 그래서 철판이 벗겨져 객차의 바닥을 뚫고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티븐슨은 당시 발달했던 제철 공법을 활용해 기차가 다니는 선로를 튼튼한 ‘철의 길’로 개량했다.

이런 까닭에 독일에서는 아예 재질을 강조하여 ‘쇠’를 뜻하는 Eisen과 ‘길, 궤도’를 뜻하는 Bahn을 합쳐 Eisenbahn(철도)이란 용어를 만들어 썼다. 일본의 경우 비록 초기 철도는 본산지인 영국에서 그 기술을 도입했지만, 영어 railway가 아닌 독일어 Eisenbahn을 번역하여 ‘철도’라는 말을 조어했다.

이처럼 초창기나 지금이나 기차는 많은 인원들을 태우기 때문에 철도 사고는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나무 레일을 튼튼한 철로 모두 교체했던 주된 이유는 비록 건설비용이 비싸더라도 생명의 안전을 위함이었다. 철도회사 직원들 간의 사전 경고 무시와 같은 불협화음이나, 안전 불감증 혹은 정부정책의 잘못이든 그 원인이 무엇이던 간에, 고속으로 달리는 기차가 탈선할 경우 그로 인한 인명 피해는 막대할 수 있다. 그러니 초심으로 돌아가 근본부터 재정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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