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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용 15년만의 개인전… 묵언 수행과 노동으로 탄생한 '생명예술'

새로운 예술세계에 찬사, 관객 줄이어… 예술의전당 1월 19∼27일
  •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박종용 화백 개인전에서 박 화백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문화저널21)
화운당(花雲堂) 박종용 화백(백곡미술관 관장)이 15년 만에 갖는 개인전이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는 화업(畵業) 50년이 넘는 박종용 화백의 15번째 개인전이지만 그의 예술혼과 삶의 진수를 모두 쏟아낸 역작인데다 개인적으로나 미술사적으로 기록될 만큼 전위적이고 독창적이다.

그런 때문인지 이날 개막 행사에는 문화ㆍ예술계를 대표하는 주요 인사들을 비롯해 학계, 언론인, 일반 시민 등 300여 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박 화백은 약 55년 전인 12살 때부터 붓을 잡기 시작해 ‘그림신동’소리를 들었고, 내고(乃古) 박생광 화백이 격려를 하고, 거장 운보(雲甫) 김기창 화백은 합작도의 방점을 박 화백에게 맡길 정도로 화력(畵力)을 인정받았다.

박 화백은 오늘에 이르는 동안 산수화 불화, 인물화, 영묘화 등 수많은 작품을 창작해왔고, 특유의 묘사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 무제, 145.5x97cm, 캔버스에 고령토, 2018
구상 및 사물의 재현에 있어 경지에 오른 박 화백은 2005년부터 내설악 백공미술관에서 영원히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오브제(작품)에 대한 갈망과 우주(사물)의 근본 원리가 무엇일까를 탐구하면서 생명예술을 창조하기 위한 고된 수행과 노동에 들어갔다.

표현을 위한 형상이 아니라 무념무상의 상태에서 사물의 근원에 다가간 박 화백은 마침내 혹독한 고행을 거친 육체의 언어로 우주의 이치와 생명의 운율을 시각화하는데 이른다. 15년만의 개인전에서 선보인 신작들은 무한을 향한 박 화백의 수행과 땀의 미학으로 잉태되고, 탄생한 것이다.

전시 오프닝 행사에서 각계 인사들이 박 화백을 칭송하고, 전시에 의미를 부여 한 것은 새로운 생명예술에 담긴 작가의 예술혼과 구도적인 삶에 대한 헌사(獻詞)와 다름없다.

축사를 맡은 고학찬 예술의전당 대표는 “예술의전당 개관 30년 동안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신 건 처음”이라며 “그냥 지나치듯 보는 전시가 아니라 몇 시간이고 앉아서 감상하는 특별한 전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 측사를 하는 고학찬 예술의전당 대표.
고학찬 대표는 2015년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세계적 작가 마크 로스코(Mark Rothko)의 전시를 거론하며 “마크 로스코가 상징적인 ‘선’의 화가라면, 박종용 화백은 ‘점’의 작가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로스코를 조명한 연극 ‘레드’가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중인데 박 화백의 삶과 예술도 무대에 올리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은주 경기도미술관장은 박 화백의 예술세계를 간략히 소개한 뒤 “너무도 훌륭하고 진지한 작업을 철학적으로 풀어내신 걸 보고 놀랐다”며 “박종용 화백의 환원적인 작업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 축사를 하는 최은주 경기도미술관장.
임홍순 서울문화사학회장은 “박 화백은 우리나라 미술계의 발전을 위해 큰일을 해왔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탁월한 화가”라며 “모든 위대한 작품은 위대한 감상자들과 함께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론계의 최세진 문화미디어 회장은 “박종용 화백은 풍찬노숙의 삶을 살아온 운명적 예술가”라고 평가하면서 “이번 전시회는 흙과 돌을 기본 재료로 한 영혼을 갈구하는 생명의 노래와 같다”고 찬사를 보냈다.

박종용 화백은 15년만에 가진 개인전에 대한 소회를 담담하게 전했다. 박 화백은 “여기까지 오는 데 50년이 걸렸다”면서 “흙의 특성을 파악해 새로운 작업을 하는데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었고, 매순간 한 점, 한 점에 열정을 다했다”고 말했다.

  • 무제, 130x160cm, 캔버스에 고령토, 석채, 2018
이어 “붓의 누름에 따라 점이 달라지는데 한 점, 한 점 엄청난 고통이 따르는 참 예민한 작품”이라며 “1만 개의 점을 일정하게 찍으려고 노력하지만 그날의 컨디션이나 재료의 특성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밝혔다.

박 화백의 신작들은 독일ㆍ일본 등에서 먼저 알아보고 찾는가 하면, 3월부터 국내외 전시가 예정돼있다.

박 화백의 이번 개인전에는 회화 40점, 설치미술 3점 등이 선보이고, 오는 27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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