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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종의 어원(語源) 이야기] 諜報(첩보)

최초 출전은 송사(宋史) ‘리종(理宗) 본기3’…‘염탐하여 보고하다’ 뜻
  •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수사관이 1월 21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연합)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인 김태우 수사관이 가상화폐 보유 정보 수집 등 첩보 목록들을 공개하여 정치권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그는 여권 관계자와 관련된 비위 의혹 첩보를 상부에 보고한 탓에 자기가 부당하게 징계를 받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계속 펴고 있다.

이에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작년 12월 19일 “김 수사관이 올린 첩보가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 건지 여러분이 판단해주시기 바란다”고 하면서, 목록 공개 일부 사안들에 대해선 ‘김 수사관 개인의 일탈 행위’였고 정보활동에서 묻은 ‘불순물 첩보’일 뿐 업무에 활용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첩보’와 ‘정보’라는 말은 의미상 구별된다. 경찰학사전에 따르면, 첩보(諜報: information)는 어떤 목적 하에 수집된 자료들이 아직 분석, 정제되지 않은 상태로, 정보가 되기 전의 모든 “보고 들은 것”을 가리킨다. 그리고 정보(情報: intelligence)는 수집된 자료들을 평가, 분석, 종합 및 해석한 결과로서 얻어진 제2차적인 새로운 지식을 말한다. 즉, 정보와 첩보는 불가분의 관계이나 가치 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김 대변인이 ‘가치’ 운운한 것이다.

諜報(첩보)라는 말의 최초 출전은 송사(宋史) 권43 ‘리종(理宗) 본기3’으로 ‘염탐하여 보고하다’는 뜻으로 쓰였다. “회안 주부 주자용은 오랫동안 북에 포로로 잡혀 있으면서 수차례 납서(蠟書: 밀랍으로 싸서 봉한 편지)를 보내어 변방의 일을 첩보하였다.” 그러다가 청나라 때에 들어와 ‘첩보’는 ‘상대방의 형편을 염탐하여 얻은 정보’라는 명사의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諜(첩)자의 본뜻은 ‘간첩’이다. 2013년 1월 25일자 어원 이야기 ‘間諜(간첩)’ 편에서와는 다른 시각의 풀이를 해보면 다음과 같다. 諜의 오른쪽 부위 글자는 ‘葉(잎사귀 엽)’의 본자로, 木(목)을 왼쪽에 붙이면 ‘창문 엽’자가 된다. 즉, 諜의 우측 글자를 ‘창문 엽’의 준말로 보면, 諜(첩)은 남의 집 창문 옆에 몸을 기댄 채 말을 엿듣는 모습으로 ‘염탐꾼, 염탐하다’의 뜻을 나타낸다.

지금의 청와대 특별감찰반원들의 정보수집 활동이라는 것도 정탐(諜)하여 보고(報告)하는 것이 최핵심사항이다. 그런데 그 보고서들을 폐기해버리고 양쪽이 기억에만 의존하여 공방전을 펼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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