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라이프

[박대종의 어원(語源) 이야기] 가짜뉴스(Fake News)

역사 오래돼, 1894년부터 말 입증…2016년 미국 대통령 캠페인에서 널리 대중화
영국 콜린스 사전 2017년의 단어로 선정, ‘뉴스로 가장하여 유포된 선정적인 거짓 정보’
  •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새해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정부 정책을 사실과 다르게 왜곡·폄훼하는 가짜뉴스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연합)
새해 들어서자마자,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정부의 정책을 부당하게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고 폄훼하는 가짜뉴스 등의 허위정보가 제기됐을 때는 초기부터 국민께 적극 설명해 오해를 풀어야 한다. 가짜뉴스를 지속적으로 조직적으로 유통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정부가 단호한 의지로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가짜뉴스란 말은 영어 fake news(페이크 뉴스)의 번역어이다. 아직 어원미상인 fake는 런던의 범죄 관련 은어로서 1775년엔 ‘가짜의’라는 형용사로 쓰였다. 그 음과 철자로 미루어 볼 때 또다른 속어 fuck(제기랄, 우라질, 엿먹어라)과 유사한 느낌을 주는데, factory(공장) 할 때의 ‘만들다, 하다’를 뜻하는 라틴어 fac을 그 어원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편, ‘의도적으로 대중을 오도(誤導)하는 언론보도’를 의미하는 Fake news는 1894년부터 그 말이 입증되고, 2016년 미국 대통령 캠페인에서 널리 대중화한 말이다.

fake news는 영국 콜린스 사전에 의해 2017년의 단어로 선정된 바 있다. 전년 대비 365%의 전례 없는 사용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콜린스 사전에서는 페이크 뉴스에 대해 “뉴스로 가장하여 유포된 선정적인 거짓 정보”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전의 정의에 대해, 2016년 이래 트럼프 대통령이 그 개념을 변화시킨 것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비평적 시각도 존재한다.

2016년 미국 대선 때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페이크(가짜) 뉴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면서 줄곧 그 말을 자신의 의제와 상충되는 뉴스 보도를 뜻하는 개념으로 사용해왔다는 것이다. 그의 수많은 트위터들에서 fake news는 ‘뉴스 보도’뿐 아니라 ‘언론 매체’ 모두에 적용되며, 그가 언급한 뉴스 보도에는 자신에게 비우호적이거나 불리한 여론조사도 포함된다.

그는 “모든 부정적인 여론조사는 선거 때 CNN, ABC, NBC의 여론조사와 마찬가지로 가짜 뉴스다”라고 말했다. 그리하여 폭스 뉴스를 제외하고 기존에 국민들에게 존경받았던 많은 미국 유명 언론매체들이 트럼프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한다.

다시 말해, 지금 미국에는 트럼프의 정책기조에 반대하거나 트럼프의 에고를 모욕하는 뉴스는 모두 페이크 뉴스라는 풍자적이고 인신된 의미가 기존의 ‘사실이 아닌 거짓 뉴스’라는 뜻과 함께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때 ‘홍트럼프’로 비유되었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우리나라 공중파 뉴스를 ‘가짜 뉴스’로 단정 짓고 전쟁을 선포하며 1인 유튜브 ‘홍카콜라’ 방송을 시작했다.

이에 정치적 대척점에 있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홍카콜라’에 맞서는 ‘알릴레오’와 ‘고칠레오’를 출범시켜 유튜브에서 이른바 대규모의 가짜뉴스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소동에 국민들은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다. 과연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으며 누가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는가?

사실, 역사상 상대를 속이기 위한 가짜뉴스의 연원은 매우 오래되었다. BC 13세기, 이집트의 람세스 대왕은 카데쉬 전투를 이집트인들의 멋진 승리라고 거짓 묘사하고 선전했다. 그는 거의 모든 사원의 벽 위에 전투 중 자신이 적을 쳐부수는 장면을 묘사했다. 그러나 이집트인들과 히타이트 족들 간의 조약을 보면 그 전투는 사실상 교착 상태였지 이집트의 승리가 아니었다.

손자병법(孫子兵法)에는 “병자궤도야(兵者詭道也)”라는 유명한 문구가 있다.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적을 속여야만 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의도적으로 가짜뉴스를 만드는 진원지는 적대세력 또는 적국이다. 우리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우호세력 또는 우방국이 불순한 의도의 가짜뉴스를 생산할 까닭이 없는 것이다. 적대세력 또는 적국은 상대를 분열시키고 패망시킬 목적으로 간첩(間諜)을 파견하여 이간책(離間策)을 쓰는데, 그 이간책의 핵심이 곧 가짜뉴스이다.

가짜뉴스에는 여러 형태가 있다. First Draft 뉴스의 Claire Wardle은 다음 일곱 가지 형태의 가짜 뉴스를 발견하였다. ①풍자 또는 패러디(해를 끼칠 의도는 없지만 장난칠 가능성은 있음), ②잘못된 인과관계(제목, 영상부분 또는 자막이 내용을 받쳐주지 않음), ③오해하게 하는 내용(어떤 문제를 구성키 위해 정보를 오해의 소지가 있게 사용함), ④사실이 아닌 맥락(진짜 콘텐츠가 거짓 문맥상의 정보와 공유될 때), ⑤사기꾼 콘텐츠(진짜 출처가 거짓 조작된 출처와 함께 가장될 때), ⑥조작된 콘텐츠(진짜 정보나 이미지가 속일 목적으로 조작될 때), ⑦날조된 컨텐츠(100% 꾸며낸 것으로, 기만과 해를 끼칠 목적으로 고안됨).

요즘 인터넷상의 페이스북, 각종 소셜미디어는 누구나 쉽게 이용이 가능하니 위와 같은 여러 형태의 가짜뉴스의 생산 및 유포는 과거에 비해 매우 쉽고도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해 국민 각자가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매 뉴스를 검증, 식별하고 살아야 하는 시대에 본격 진입하였다는 말과 같다. 참으로 어려운 시대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짜뉴스를 식별할 수 있을까?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에서는 가짜 뉴스를 식별함에 있어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다음과 같은 간략한 요약문을 발표했다. ①뉴스의 출처를 따져볼 것(그것의 임무 및 목적을 이해하기 위해), ②제목을 넘어서 읽어볼 것(전체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 ③저자를 확인할 것(실제 인물이고 믿을만한 인물인지 알아보기 위해), ④뒷받침하는 출처에 대해 평가할 것(주장을 뒷받침하는 지를 보증하기 위해), ⑤출판 날짜 확인(스토리가 적절하고 최신의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⑥그것이 농담인 지 물어볼 것(그것이 풍자를 의미하는 지 결정키 위해), ⑦자신의 편견을 재검토할 것(그러한 편견이 당신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⑧전문가에게 물어볼 것(지식이 있는 독립된 사람들로부터 확인을 받기 위해) 페이크 뉴스의 반댓말은 리얼 뉴스, 곧 진짜 뉴스이다.

진실과 거짓의 싸움은 인류 역사 이래 계속되어온 지난한 전쟁이다. 오늘날 한국에서도 주류 언론매체들에 대한 신뢰가 많이 퇴색되어 가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향후 4차 산업혁명시대로 본격 진입하게 되더라도, 객관적인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기사들을 찾아내어 가짜 뉴스로 분류할 수 있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출현은 요원할 것이다. 그러니 그 어느 때보다 국민 각자의 각성이 매우 중요해졌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19년 02월 제2765호
  • 이전 보기 배경
    • 2019년 02월 제2765호
    • 2019년 02월 제2764호
    • 2019년 01월 제2763호
    • 2019년 01월 제2762호
    • 2019년 01월 제2761호
    • 2019년 01월 제2760호
    • 2018년 12월 제2759호
    • 2018년 12월 제2758호
    • 2018년 12월 제2757호
    • 2018년 12월 제2756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인도 테카디… 야생동물, 차밭과의 조우 인도 테카디… 야생동물, 차밭과의 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