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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종의 어원(語源) 이야기] 獨立(독립)

‘국가ㆍ민족이 자주적으로 존재’ 뜻하는 최초 용례는 ‘순자(荀子)’ ‘중니’ 편
  • 2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YMCA에서 열린 '동경 2.8 독립선언 제100주년 기념식 및 강연회'에서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연합) chc@yna.co.kr (끝)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0년 전인 1919년, 우리 민족에 의한 세 차례의 연이은 독립선언이 있었다. 첫 번째는 만주 길림에서 독립운동가 39명의 명의로 발표된 2월 1일의 대한독립선언서요, 두 번째는 일본 도쿄에서 조선청년독립단에 의해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은 자주민”임이 선언된 2월 8일의 선언이며, 세 번째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 태화관에서 민족대표 33인에 의해 발표된 3월 1일의 기미독립선언이 바로 그것이다.

이 중, 2월 1일의 선언은 ‘무오독립선언’으로도 불린다. 조선왕조에서 입춘이 아닌 음력 정월 1일을 새해의 시작점으로 삼은 것처럼, 당시 ‘기미년’의 기점인 2월 8일 설날 이전의 2월 1일은 ‘무오년’으로 계산했기 때문이다.

독립(獨立)을 뜻하는 영어 independence는 1610년대의 independency에서 접미어 부분이 변한 1630년대의 영어이다. 맨 앞 부정접두어 in-과 ‘의존’을 뜻하는 dependence로 이루어져 ‘의존하지 않는 상태’를 나타낸다.

‘獨立’이라는 말은 <논어> 계씨(季氏) 편에 최초로 보이나, 이때는 단순히 ‘혼자 서있음’을 뜻했다. 다른 사물에 의지하지 않고 홀로 존재함을 뜻하는 용례는 <노자>에서 보인다. “만물이 혼연일체로 이루어진 그 무엇의 상태가 있었다. 그 무엇은 하늘과 땅이 생기기 전에 있었고, 소리도 형체도 없지만, 홀로 존재하여 변함이 없다.”

위 ‘독립선언’들에서처럼 ‘국가ㆍ민족이 외부의 지배를 받지 않고 자주적으로 존재함’을 뜻하는 말로 쓰인 최초의 용례는 <순자(荀子)>에 보인다. ‘중니’ 편에선 “왕도를 잘 쓰면 사방 백리의 나라를 가지고도 충분히 ‘獨立’을 유지할 수 있으나, 왕도를 잘 쓰지 못하면 초나라 같은 사방 6천리의 나라도 원수에게 부림을 당하게 된다”고 하였고, 왕제(王制) 편에선 “무릇 나라의 위엄과 강함이 족히 이웃의 적군을 위태롭게 하지 못하고 또 그 훌륭한 명성이 족히 천하에 널리 알려지지 아니하면 이 나라는 獨立할 수가 없으니 어찌 근심을 면할 수가 있겠는가?”라고 하였다.

순자의 “편안히 보존되고 위태하고 멸망하는 일은 그 제도가 나에게서 말미암은 것이지 남에게 있는 게 아니다”라는 외침은 ‘독립’을 잃지 않기 위해 마음에 영구히 새길만한 경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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