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라이프

[박대종의 어원(語源) 이야기] 遺物(유물)

삼국시대 위(魏)나라 조비(曹丕)의 <도요부(悼夭賦)>에 최초…고대 혹은 죽은 이가 남겨놓은 물건
  • 문화재청이 이상재 종손인 이상구(74) 씨가 선대로부터 물려받아 보관해 온 '미국공사왕복수록'(美國公私往復隨), '미국서간'(美國書簡) 등 옛 문헌과 사진 8건을 국립고궁박물관에 기증했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은 미국공사왕복수록 미국인(주요인사). (연합)
기미독립선언 100주년에 즈음하여 독립운동가 월남(月南) 이상재(1850∼1927) 선생의 중요한 외교활동 관련 유물들이 약 130년 만에 세상에 공개됐다. 문화재청은 선생의 종손인 이상구 씨가 선대로부터 물려받아 보관해 온 <미국공사왕복수록(美國公私往復隨錄)> 등 옛 문헌 및 사진 8건을 국립고궁박물관에 기증했다고 13일 밝혔다.

‘수록(隨錄)’이란 수시(隨時)로 적어 놓은 기록을 일컫는 말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인 경인선은 1899년 일제에 의해 완공된 것으로 인식돼왔는데, 이 미국공사왕복수록을 통해 그보다 10여 년 전에 조선이 미국을 이용해 경인선을 건설하려고 계획했던 사실이 새롭게 밝혀져 매우 가치 있는 유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선대의 인류가 후대에 남긴 물건 또는 유적에서 출토·발견된 물건을 ‘유물’이라 한다. 문서ㆍ기물ㆍ건축 등처럼 고고학자나 역사학자 등에게 어떤 연구거리를 제공하는 유물은 ‘문화유물’이라 하고, 해골이나 화분 따위의 것은 자연유물이라 부른다. 이전 시대가 남겨놓은 어떤 잔재나 습관을 유물이라 칭하기도 한다. 그 또한 문화적 측면의 개념인 것이다.

옛날 고문헌에 나오는 ‘유물’이란 말은 크게 ①세상 일을 떨쳐버리고 초연함, ②고대 혹은 죽은 이가 남겨 놓은 물건, ③남이 유실한 물건의 세 뜻이 있는데, 이 중 ②번 의미로서의 ‘유물’은 삼국 시대 위(魏)나라 조비(曹丕)의 <도요부(悼夭賦)>에 최초로 보인다. “옛날 네가 있던 처소를 배회할 때, 아직도 평상에 놓여있는 네 옷가지를 본다. 네 遺物에 대한 감정은 옛날과 같은데 아프다가 네 몸만 홀로 가버렸구나.”

한편, 유물을 뜻하는 영어 relic은 성자가 남긴 성스러운 유골 또는 물건을 나타내는 고대 프랑스어 relique에서 비롯되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라틴어 relinquere에 이르는데, re는 ‘뒤에’를 뜻하는 접두어, 어근 linqu는 ‘남기다’를 뜻한다.

위 ‘미국공사왕복수록’에서 대통령을 뜻하는 President를 속칭 우리글 ‘아래아’자를 써서 ‘푸래시댄틋’이라 하고, 클리블랜드(Cleveland) 대통령은 ‘클ㄹㅢㅂㅢㄴ란듸’로 표기한 것이 매우 흥미롭다.

박대종 대종언어연구소 소장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20년 02월 제2815호
  • 이전 보기 배경
    • 2020년 02월 제2815호
    • 2020년 02월 제2814호
    • 2020년 02월 제2813호
    • 2020년 01월 제2812호
    • 2020년 01월 제2811호
    • 2020년 01월 제2810호
    • 2019년 12월 제2809호
    • 2019년 12월 제2808호
    • 2019년 12월 제2807호
    • 2019년 12월 제2806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인도 북동부 인도 북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