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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종의 어원(語源) 이야기] 패스트트랙(Fast Track)

fast ‘단단한+빠른’, track ‘발자국, 행로’… 1934년‘경주로’뜻
1974년 美 의회 ‘신속히 가부만 결정’→ ‘안건의 신속 처리’
  •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3월 12일 국회 본회장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앞서 패스트트랙 반대를 요구하며 손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연합)
더불어민주당과 야3당이 추진하고 있는 선거법과 개혁 2법(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 검경수사권 조정관련법)에 대한 패스트트랙 상정과 관련,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3월 20일 반대의견을 표시했다. 그는 “선거법은 게임의 규칙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과거 다수 여당이 있었더라도 이 문제는 끝까지 최종합의를 통해서 했던 게 국회 오랜 전통이었다. 다만 개혁 2법은 국민적 관점에서 우리당 안을 내고 패스트트랙에 태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 국회는 위원회에 회부된 안건의 신속처리, 위원회의 안건조정위원회 구성, 의장 직권상정 한정 등을 내용으로 하는 ‘국회법(일명 국회선진화법)’을 2012년 5월 25일 공포하여 동월 30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국회법 제85조의2항인 ‘안건의 신속 처리’, 곧 ‘패스트트랙(Fast Track)’ 조항은 문자 그대로 신속한 안건 처리를 위해 도입한 것이다.

fast는 본래 ‘단단히 고정된, 밀폐된, 물이 새지 않는, 튼튼한’을 뜻하는 고대영어 fæst에서 비롯되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단단한ㆍ견고한’을 뜻하는 인도유럽기어 past에 이른다. 이처럼 fast는 ‘단단한’의 뜻이었는데, 1550년대 들어 ‘빠른’의 뜻이 덧붙여지게 되었다. 왜일까? ‘견고한→물샐틈없는→(시간상으로) 틈이 없이 빠듯한→촉박한ㆍ빠른’의 인신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track은 본뜻인 ‘발자국’에서 나아가 ‘행로, 경주로, 선로’ 등을 뜻한다. fast에 track이 합성된 ‘The fast track’이란 말은 본래 1934년엔 경마에서의 ‘경주로’를 뜻했다. 그러다가 ‘빠른 진보나 성공으로 이어지는 행로’ 또는 ‘신속한 검토나 승인의 과정’을 의미했다. fast track은 1974년도 이래 미국 의회가 대통령에게 대외적 통상교섭을 모두 일임하고 의회는 통상협정을 비준하는 경우에도 수정 심의 없이 신속히 가부만을 결정하는 미국의 정치제도도 뜻했다.

영국의 경우, 2009년 영국 상원의 헌법특별위원회는 의회의 입법절차에서 종종 나타나는 ‘Fast-Track Legislation(신속처리입법)’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속처리대상 안건을 지정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동의와 재적의원 5분의 3의 의결이 필요하다. 유승민 의원의 말대로 우리나라의 패스트트랙은 결국 숫자로 하는 셈이다.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 신속은 ‘정확(국익에 올바름)’이 수반됐을 때 좋은 것이다.

박대종 대종언어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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