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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용 초대전, 특별 전시되는 ‘호랑이 걸작’

국내 최대작, 내용ㆍ기량 '세계적' 평가…3월 23 ∼ 31일, KBS춘천방송총국
  • 맹호도, 5000x1500cm 가로x세로, 수묵담채
아주 ‘특별한’ 호랑이 그림이 공개된다. 23일 KBS 춘천방송총국에서 개막되는 박종용 화백의 ‘‘결’의 교향곡(Symphony)’ 초대전에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호랑이 그림은 국내 최대작으로 일컬어지고, 작품성에서도 한국을 넘어 중국 등을 포함해 세계적 걸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일찍이 동양화(한국화) 대가들로부터 기재(奇才) 를 인정받고, ‘호랑이 화가’로 불릴만큼 호랑이 그림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박종용 화백의 이번 명작은 전시 시간 내내 화제를 모으며 화단의 관심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호랑이 그림의 유래…박 화백 새 지평 열어

용맹함과 위엄을 두루 갖춰 백수(百獸)의 왕으로 불리는 호랑이는 존경의 대상이자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이러한 호랑이가 미술의 소재가 된 것은 선사시대부터였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고구려 고분 벽화의 수렵도를 비롯, 사신도 등에서 생동하는 호랑이 양태를 찾아 볼 수 있다. 또한 시대를 거치면서 석상, 공예품, 자수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호랑이가 미술품으로 제작됐다.

회화호서 호랑이 그림은 방위신, 수호적인 소재로 전문 화가들에 의해 조선 초기부터 계속 그려졌다. 본격적인 호랑이 그림은 조선 중기 이후 신을 대신하는 상서로운 동물로서 민생의 고초를 막고자 하는 백성들의 기복과 왕실의 존위와 위엄을 지키려는 화원의 필치로 다양하게 그려졌다. 대표적인 것이 민화(民畵)와 궁중화원의 작품이다.

민화 호랑이는 주로 ‘호작도(虎鵲圖, 까치호랑이)’ 로, 사(邪)를 물리치면서 기쁨을 가져다주는 길상(吉祥)적 의미로 많이 그려졌다. 민간에서 그려진 호랑이는 잔털 묘사의 어려움 등으로 포효하는 용맹스런 호랑이 대신 해학적이면서도 풍자적인 익살스런 모습의 호랑이로 묘사됐다.

민간 신앙 대상으로 숭배돼온 호랑이 그림은 감상용으로 제작된 것이라기보다는 주로 장엄, 벽사용 등의 목적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산수화 o 인물화 o 화조화 등에 비해 수준과 양적인 면에서 빈약한 느낌을 감추기 힘들다. 특히 일정한 수준을 지닌 품격 있는 작품은 더욱 드물다.

조선시대 궁중화원의 호랑이 그림은 매난국죽(梅蘭菊竹)에 머물러있던 선비의 상징을 보다 강력하고 역동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차원에서 제작됐다. 호랑이의 존재성과 용맹성을 선비의 신념체계와 결합시키려고 한 것이다. 대표적인 단원 김홍도의 ‘송하맹호도’나 현재 심사정의 도장이 있는 ‘맹호도’(국립중앙박물관 소장)는 작품의 격과 형식을 중시해 이상적으로 그려졌다.

민화 호랑이나 궁중화원의 호랑이 그림은 일반 회화처럼 감상용이 아닌 특정 목적 차원에서 제작됐고, 본격적인 회화의 한 분야로 발전하지 못했다. 현대 들어 이당 김은호 화백이 호랑이 그림으로 유명하지만 호랑이 다운 기백이 없고, 일본식 화풍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호랑이 그림분야가 정체된 가운데 박종용 화백은 전통적이며 고식적인 풍자적 모습의 호랑이 작품의 경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박 화백은 호랑의 본래의 용감무쌍한 실물을 그대로 묘사하면서도 정감이 영글어 있고, 존재성이 함의된 독보적인 호랑이 그림을 창작했다.

그의 호랑이 그림을 본 풍곡(豊谷) 성재휴 화백은 “표효하는 기상이 참으로 대단하다. 좀 더 노력하면 최고 경지에 이를 것 같다”라고 격찬하기도 했다.

  • 맹호도
특별 전시되는 호랑이 그림…크기ㆍ내용ㆍ기량 면에서 탁월

이번에 열리는 ‘‘결’의 교향곡(Symphony)’ 초대전에 특별 전시되는 초대형 호랑이 그림은 우선 크기(가로 5,000 × 세로 1,500mm)와 내용 및 기량 면에서 타의 주종을 불허하는 압도적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국내 최대 호랑이 그림으로 평가되며, 내용과 필력 등에서는 한국을 넘어 중국 등을 포함한 세계 최고 기량의 걸작이라 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번에 특별 전시되는 호랑이 그림은 박종용 화백이 ‘최고 명작의 호랑이 그림을 남겨야겠다’는 일념으로 2006년 하반기에 창작했다. 그는 생동감 있는 호랑이 그림 창작을 위해 실제 호랑이를 접하고 수없이 스케치하기도 했다. 이러한 실물스케치를 바탕으로 100여일에 걸쳐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생동감 넘치는 대형 호랑이 작품을 창작했다. 설악의 수많은 영봉을 배경으로 천년노송 옆 바위 등에 서 있거나 걸터앉아 있는 네 마리의 호랑이 그림은 실물을 보듯 생생하고, 호랑이의 기품과 화면에서 전해지는 동양화적 정신은 그림 이상의 감동을 전한다.

호랑이 그림은 민화, 산신도, 불화, 무속화, 일반회화 등에서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으나 고도의 필력이 없으면 수많은 잔털 묘사 등 세밀한 실물묘사가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해학적으로 묘사했다. 이런 영향 등으로 호랑이 그림은 질적o양적인 면에서 산수화나 인물화 등, 다른 그림들에 비해 디테일이 빈약하며, 특히 수준 높은 작품이 매우 드문 상황으로 정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종용 화백은 이러한 기존 호랑이 그림의 한계를 극복해내고, 그간 장식적 o 신앙적 차원의 ‘세화歲畵)’의 영역에 머물고 있던 호랑이 회화를 순수 일반예술로 승화시켰다. 이번에 특별 전시되는 호랑이 작품은 관객들로부터 ‘최고의 걸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화단에도 신선한 자극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박종진 대기자 jjpar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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