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연인 함께하는 국내 대표 오페라 축제 열려
예술의전당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 내달 9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오페라축제가 열린다.
국내를 대표하는 오페라축제가 오는 17일부터 내달 9일까지 열린다. 이 기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올해 공연은 10주년을 맞아 더욱 풍성하고 아름다운 선율로 관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6개 오페라 단체가 참여하는 가운데 특별한 혜택과 부대행사도 펼쳐질 계획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글로리아오페라단의 ‘사랑의 묘약’ 호남오페라단의 ‘달하, 비취시오라’ 노블아트오페라단의 ‘나비부인’과 국립오페라단 ‘바그너 갈라’가 관객을 만난다. 자유소극장에서는 더뮤즈오페라단의 ‘배비장전’과 선이오페라앙상블의 ‘코지 판 투테-여자는 다 그래’가 소극장 맞춤형 오페라를 선보인다.

각 공연은 저마다의 테마를 갖췄다. 삶을 웃고 울게 만드는 사랑 이야기, 온 가족이 함께 즐기며 웃을 수 있는 유쾌한 무대, 세계적 인정을 받은 오페라 공연의 진수가 어우러져 무대를 꾸민다.

이 가운데 ‘사랑의 묘약’ ‘달하, 비취시오라’ ‘나비부인’는 사랑 이야기다. 하지만 각기 다른 결말을 맞이한다.

사랑의 묘약’은 순수한 시골청년 네모리노가 지주의 딸 아디나의 마음을 훔치기 위해 묘약을 마시고, 자신의 자유까지 희생하려 하지만 바보스러운 순정과 진심으로 인해 결국 아디나와의 사랑에 성공한다는 이야기다. 아디나 역은 수 십대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소프라노 손지수가 맡게 됐다. 네모리노 역은 테너 알렉산드로 루치아노와 전병호가 소화한다. 유럽 오페라계 중심에 서 있는 오페라 전문 지휘자 마르코 발데리가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나비부인’과 ‘달하, 비취시오라’는 비극적인 사랑의 이야기다. 이들 중 ‘나비부인’은 이별보다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여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일본 나가사키에서 미국의 해군사관 핑커톤은 집안이 몰락해 기녀가 된 15세의 나비 아가씨 ‘초초상’과 결혼을 한다. 얼마 후 핑커톤은 곧 돌아온다는 말을 남기고 고향으로 떠나버린다. 3년이 지나도 그가 돌아오지 않자 주위 사람들은 그녀에게 재혼할 것을 권하지만 그녀는 거절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핑커톤이 그녀의 아기를 입양하기 위해 일본으로 입항하면서 이야기가 본격 그려진다. 한국 정상급 성악가인 테너 김동원이 핑커톤 역을 맡았으며 국내외 최고의 오페라 지휘자로 인정받고 있는 지휘자 장윤성이 뉴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음악을 담당한다.

‘달하, 비취시오라’는 남편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된 여인의 이야기 ‘정읍사’를 토대로 한 창작오페라다. 깊은 산골에서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된 여인의 애절한 망부가를 오페라의 유려한 선율로 담아낸다. 예술총감독 조장남과 여성 오페라 전문 연출가 김지영이 함께 호흡하며, 호남오페라단 상임지휘자 이일구가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배비장전’과 ‘코지 판 투테’는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코믹 오페라다. 관객들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소극장에서 펼쳐진다. 배비장전은 조선 후기 판소리 타령이 모태가 되는 작품이다. 조선 후기 판소리 ‘배비장 타령’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이미 마당극이나 뮤지컬로는 많은 시도가 있었던 작품이다. 코믹한 언어유희와 우스꽝스러운 몸짓이 오페라라는 장르 속에 적절하게 표현되어 판소리와는 또 다른 신선함을 자아낸다.

‘여자는 다 그래’로 잘 알려진 모차르트의 작품 ‘코지 판 투테’는 원작의 내용을 토대로 레치타티보를 우리말의 대사들로 바꿔 극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끌고 간다. 무대와 객석을 허물고, 곳곳에 코믹한 대사들을 배치하여 웃음을 자아내며 관객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간다.

행사의 대미는 ‘바그너 갈라’가 장식한다. 이는 2부로 구성된 콘서트 오페라다.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시리즈의 ‘발퀴레’ 1막을 1부로 선보이고, 2013년 국립오페라단의 초연작 ‘파르지팔’ 중 3막을 2부로 선보인다. 관록의 마에스트로 로타 차그로섹과 세계적인 베이스 연광철, 바그너 전문 테너 크리스토퍼 벤트리스, 드라마틱 소프라노 에밀리 매기까지, 세계적인 바그너 가수들이 함께하며 축제의 막을 내릴 예정이다.

예술의전당은 나들이를 나온 가족과 연인 등을 위한 공연도 준비했다. 행사 이튿날인 이달 18일 저녁 6시 예술의전당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서 ‘오페라 갈라콘서트’가 무료로 열린다.

올해 행사는 10주년을 맞이한 만큼 관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부대행사도 마련했다. 작년에 열띤 반응을 일으킨 ‘도전! 오페라스타’가 올해도 열린다. 지난 2일까지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에 직접 부른 오페라 아리아 또는 이태리 칸초네 자유곡 영상을 전송한 시민들 중 실제 무대에 오를 주인공이 오는 18일 공개된다. 선발된 이는 이날 관객들 앞에서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맞춰 야외 개막식 오프닝 무대를 선보인다.

한편, 2010년부터 시작된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은 국내 오페라단 발전을 위해 민간 오페라단의 참여를 지원하고, 수준 높은 오페라 공연을 저렴한 가격에 관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개최된 행사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가 후원한다. 지난해까지 총 183회 공연, 누적 관객 약 23만 명을 기록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오페라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주현웅 기자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