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다니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아름다운 우양산이 전시장에 가득하다. 전시의 제목은 이다. 여름이 피다? 각양각색의 우산, 양산을 펴는 행위에서 큐레이터는 꽃이 피는 자연현상을 보았다. 양산을 피는 행위에서 꽃이 활짝 피는 자연의 변화를 감지한 것이다. 이 전시에서 우양산은 비나 햇빛을 피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지켜주고 싶은 아름다움이다.

이번 전시의 메인 작가인 미셸 오르토(Michel Heurtault)는 프랑스 우양산 장인이다. 8세부터 혼자서 우양산을 해체하고 조립했다는 그는 2013년 프랑스 무형문화재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역사적이고 독특한 우양산을 단순히 수집하고 해체하는 것에서 벗어나 현대성 있는 작품들로 만들어왔다.

전시는 18~20세기 서양식 우양산 컬렉션과 국내작가와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18~20세기 우양산은 독창적이고 우아하다. 당시 사회적 신분을 나타내는 상징과도 같았다. 여기에 한지로 만든 한국식 우양산, 그리고 제주의 풍경과 사운드가 입혀진 우양산이 전시를 다채롭게 하고 있다.

한국식 우양산의 첫 번째 주자는 권중모 작가다. 그는 한지와 조명의 조합으로 우양산을 새롭게 해석했다. 한지의 물성과 빛의 음영에 따라 하나의 우양산은 한 폭의 산수화로 탄생한다. 갤러리 3층의 김용호 작가의 작품은 ‘제주도’를 모티브로 한다. 제주의 풍경이 담긴 영상과 사운드를 우양산에 입혀 ‘blow blow blow’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이렇게 서구와 한국식 우양산이 모여, 동서양의 조화 그리고 고전과 현대의 미가 조화를 이루게 됐다. 전시는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9월 19일까지이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