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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색적 생명력’ 민족사로서의 불교

박생광 회고전, 5월 28일~10월 20일, 대구미술관 [불화시리즈篇 ②]
  • 토함산 해돋이, ink & color on paper 74.5×76㎝, 1980s
“한국의 불교! 무당의 그것처럼! 신의 영감을, 또는 우리 고려불화의 그 회화적 생명력을 현대적인 나의 힘으로 작품화하는데 있다. 1983”<대구미술관 박생광 화집 中>

화가 박생광(1904~1985) 화풍은 한국민족성이라는 대주제 아래 민속, 불교, 무속, 역사적인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번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 전시는 박생광 화백의 1980년대 작품을 민속, 무속적 소재로 분류했다. 특히 유물시리즈, 단청연구, 불상, 인도여행 등의 드로잉이 소개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우리 고유미술을 확립하기 위한 박생광 작가의 노력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은 매우 의미 있는 기획으로 평가될 만하다.

유홍준(명지대 석좌교수) 미술사가는 ‘박생광-전통채색화의 복권을 위하여’ 글에서 화백의 불교인연을 게재하고 있다. “박생광은 여섯 살 때 한문서당에 들어가 4년간 공부하고 열한 살 때 진주보통학교에 입학하면서 신학문을 배우게 되며, 진주농고를 마칠 때까지 줄곧 고향에서 성장했다. 이때 그는 여기에서 자신의 생애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두 사람을 만났다. 한 사람은 그보다 두 살 위인 이찬호로, 그는 후에 한국 불교계의 거인이 된 청담스님이다. 청담은 이때부터 불교에 심취하여 ‘불교단’이라는 소년단을 결성했고 박생광도 여기에 가담하여 같이 활동하며 졸업 후에는 입산할 것까지 약속했었다고 한다. 오늘날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불교에의 감화는 이와 같이 청년시절부터 유래한 것이다.<박생광, 靑潭 李贊浩, 여성불교 제11호, 1981>”

  • 청담대사, 119×83.8㎝, 1980s
인도 불교유적 순례

화백은 1982년 인도성지순례를 떠나는데 박생광 화업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전기(轉機)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최병식(경희대 교수) 미술평론가는 이렇게 논평하고 있다. “그의 불교 주제 작품들은 1980년과 1981년 불상과 보살 시리즈가 가장 초기의 작품들이며, 당시는 거의 돌부처나 마애불 같은 정도의 윤곽만을 그리는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인도여행을 다녀온 후 잇달아 ‘나란다대학의 옛터’, ‘힌드신1, 2, 3’, ‘칼리’, ‘항마’, ‘출가’, ‘열반’ 등을 제작하며, 해체된 화면 구성과 윤곽선만으로 형상을 표현하는가 하면, 화려한 색채를 구사하는 등 많은 변화를 보이게 된다.

대표작은 청담스님 시리즈와 함께 1984년 ‘토함산의 해돋이’를 남기면서 불교를 하나의 종교로 해석하기보다는 민족사와 함께 이어져온 사상으로 표현하는 특징을 보여준다”라고 했다. 대구미술관 김혜진 학예연구사도 “그는 인도 산치탑, 아잔타, 엘로라 석굴 등을 방문했다. ‘잘 생긴 것을 내 나라 옛것에서 찾고, 마음을 인도에서 보고, 그것들을 그린 나의 어리석은 그림들을’이라는 그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박생광은 불교를 통해 정신적 깨달음을 얻고자 했다”라고 평했다.

이와 더불어 언론인출신 미술평론가 이구열(李龜烈) 선생은 자신의 저서 청여산고(靑餘散稿①, 에이엠아트刊)에서 화백의 인도행에 대해 이렇게 언급하고 있다. “생애의 마지막 시점에서의 그 경이로운 박생광 그림의 전설적인 빛은 화면구성의 한국적 주제성과 강렬한 원색적 색채형상의 민족적 색상이었다. 동시에 그것은 현대적 창작성으로 귀결되어 전통화단의 청신한 충격으로 분명히 부각될 만했다. 그 절정은 1982년에 노령 79세의 몸으로 평생 갈망했던 인도의 불교유적 순례를 단행하며 새로운 정신적 그림의 열정을 불태운 가운데 구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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