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라이프

경주의 향토애… 뿌리깊은 정신적 유산

이인성 특별전 ‘화가의 고향, 대구’... 5월~내년 1월 12일, 대구미술관 ②
  • 경주풍경, 25.5×48.5㎝, 종이에 수채, 1938. 대구미술관
“이래도 저래도 나의 천직은 그림을 그린다는 신세인 만큼 그림 속에서 살고 그림 속에서 괴롬과 함께 사라진다는 것은 새삼스럽게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나는 누구에게도 자기의 개성을 짓밟히기는 싫다.”<이인성 어록, ‘화가의 고향’도록 中, 대구미술관刊, 2019>

대구출신 천재화가 이인성(1912-1950)에게 ‘경주’라는 고장은 역사와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한 정신적 유산을 관통하는 의미 있는 곳이었다. 또한 경주는 이인성이 일본으로 유학 갈 수 있도록 든든하게 지원해 주었던 후원자 경북여자고등학교 교장 시라가 주키치(白神壽吉)가 애정하던 곳이기도 하다. 이인성 화백은 대구와 멀지 않은 경주를 방문하여 사생을 즐겼고 그곳의 풍토를 당시 우리의 미육계(美育界)로 삼았다. 때문에 화가 이인성에게 경주는 향토애를 느낄 수 있는 제2의 고향이자 그의 미학적 사유를 관통하는 중요한 지역이기도 하다. 오는 2020년 1월 12일까지 전시 중인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 ‘화가의 고향, 대구’전시에서는 ‘첨성대(1934)’ 등 경주 관련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경주 풍경(1938)’역시 현재 남아있는 1930년대 후반의 수채화들과 함께 대작을 발표한 이후에도 꾸준히 경주를 사랑하고 의미를 부여했던 것으로 여겨지는 작품 중 하나다.

  • (왼쪽)1931~1934년 일본 오사마 내 화실 대구미술관 제공(오른쪽)빨간 옷을 입은 소녀, 44.7×26.5㎝ Oil on Canvas, 1940년대 개인소장
이인성 작가는 1940년대 후반에 접어들어 자화상을 많이 남겼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우울한 분위기의 ‘붉은 배경의 자화상’ 역시 같은 시기의 작품이다. “이인성은 딸의 교복이 검정색인 것을 알면서도 핑크색과 보라색이 섞인 옷을 교복으로 준비하면서 ‘세상에 예쁜 색이 얼마나 많은데, 아이들에게 검정색을 입히는지 모르겠다’며 핀잔을 주었다고 한다. ‘빨간 옷을 입은 소녀’는 어떤 사연인지 연붉은색의 옷을 입고 몸을 살짝 비꼬며 오른쪽 아래를 응시하고 있다. 인물을 비추는 빛은 오른쪽에서 들어오고 있으며, 소녀의 시선이 아래를 향하다 보니 얼굴 왼편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이 작품은 교과서에 실리며 그 가치를 인정받은 작품이다.”<‘화가의 고향’도록 中>

이구열(李龜烈)미술평론가는 저서 ‘청여산고①’에서 이인성의 수채화와 관련한 글을 기록하고 있다. “이인성의 유화는 수채화에서 먼저 특출하게 발휘된 세련되고 감각적인 숙련성과 재치를 유화작업에도 그대로 적용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이인성 예술의 백미는 수채화라는 관점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일찍이 정규 화가는 ‘이인성이 완성한 수채화의 독특한 수법은 아직도(1957년 현재) 우리나라 화단의 가장 높은 금자탑이다’고 단언한 글을 쓴 적도 있다.<‘한국양화의 선구자들’중에서, 월간 ‘신태양’, 1957>” 이와 함께 “그러나 최고의 평가는 2003년 현재에도 재론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전설적이다. 1930년대의 이인성을 능가할 수채화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다.

이인성의 수채화는 투명과 불투명의 기법을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그리고 조선미술전이나 도쿄의 제국미술원전에 출품했던 수채화들은 기법의 세련성과 작품의 무게에서 유화와 대등함을 보여주었고, 게다가 수채화로서는 흔치 않게 상당히 또는 최대한의 대작을 많이 그렸다. 그러한 여러 면은 이인성의 역사적 재인식과 절대적 평가를 타당하게 한다. 어떤 비판적 시각도 그의 전체적인 뚜렷함(천재적이라는 말도 포함하여)을 폄하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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