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본성(加耶本性)-칼(劒)과 현(絃)’ 특별전$ 3월 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위)금관, 6세기 전 고령, 높이11.5㎝ 삼성미술관 리움, 국보 제138호 (아래)△왼쪽:배모양 토기, 5세기 창원현동387호 묘, 높이18.3㎝ 삼한문화재연구원 △중앙:허리띠 꾸미게, 4세기 김해 대성동 88호 묘, 길이 8㎝(오른쪽) 대성동고분박물관 △오른쪽:집모양 토기, 5세기 함안 말이산 45호 묘, 높이19㎝ 두류문화연구원. 국립중앙박물관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겠다. 龜何龜何首其現也若不現也燔灼而喫也 구하구하 수기현야 약불현야 번작이끽야”<구지가(龜旨歌), 가야본성특별전 전시도록 中>

고대 한반도 남부에서 삼국과 520여 년을 함께 한 가야는 ‘철의 나라’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지만 가라국(대가야)이 낙동강에서 섬진강에 이르는 여러 지역을 규합했다는 관련 고고학적 조사 성과로 가야사가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국립김해박물관 주최의 이번 ‘가야본성(加耶本性)-칼(劒)과 현(絃)’특별전은 지난해 12월3일 오픈하여 오는 3월 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 기획전시실에서 성황리 전시 중이다. 삼성미술관 리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등 총31개 기관이 출품한 가야문화재 2600여 점이 한 자리에 모인 전시장엔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들이 엄숙함과 호기심으로 진지하게 관람하고 있었다.

파사석탑(婆娑石塔).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227호. 석탑의 돌은 붉은 빛이 도는 기이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바다건너 멀리 가야에 오게 된 설화를 간직하고 있다. 권동철

공존, 화합, 힘, 번영

전시구성은 총 4부로 공존, 화합, 힘, 번영 주제를 다루고 있다. △1부:공존=가야는 다양한 양식의 토기를 만들었고 여러 이웃 나라의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면서 교류했으며 독자적 대외관계를 유지하였다. 최근 창원현동과 함안 말이산 무덤에서 출토된 각종 상형토기를 비롯하여 중국을 비롯한 북방유목민, 왜, 신라, 백제, 고구려 등과 교류하였음을 보여주는 각종 유물이 전시되고 있다. △2부:화합=호남동부의 남원, 순천 지역의 세력을 규합한 가야가 중국에 사신을 파견하여 위상을 새롭게 하고 우륵의 가야금 12곡을 만들어 화합을 도모했음을 조명하고 있다. 호남지역에서 새로이 소개된 가야유적과 유물이 전시되며 고령 지산동고분 금동관 등 대가야의 위상을 보여주는 각종 금동장식품과 위세품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3부:힘=철의 나라 가야의 힘을 여실이 보여주는 국보 275호 말 탄 무사모양 뿔잔과 철갑옷, 말갑옷, 각종 무구류를 전시하고 가야의 제철기술을 소개한다. 사실적이면서도 새로운 디자인의 ‘가야 무사상’을 배치하여 가야를 지켜 온 중갑기병들을 생생히 볼 수 있도록 하였다. △4부:번영=중국-한반도-일본을 잇는 동북아 교역의 중심인 가야에 여러 나라의 사신과 사람들이 왕래하면서 철과 여러 특산물을 교역한 모습을 전시하고 있다. 창원 현동에서 출토된 배 모양 토기는 당시 국제항로를 다니던 외항선 모습으로 가야인들의 해상 교역을 증명한다.

한편 에필로그는 가야의 유산을 안고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최근 동해 추암동에서 출토된 가야 토기들은 가야 멸망 후 신라 영역이었던 강원 동해지역까지 옮겨가 살아야 했던 가야인의 디아스포라(Diaspora)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가야의 화합은 가야가 망하면서 결국 실패로 끝났지만 가야금 음악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권동철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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