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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한국 서단을 대표하는 서예가

소전 손재형… 추사 김정희 ‘세한도’ 인도받은 장본인
  • 海內存知己天崖若比?, 64×192㎝ 종이에 먹, 1955<개인소장>
소전 손재형(素? 孫在馨,1903-1981)은 전남 진도군 진도면 교동리에서 출생했다. 추사 김정희 ‘세한도(歲寒圖)’를 소장했던 후지츠카 치카시(藤塚?)교수를 찾아가 여러 번 부탁 끝에 작품을 인도받아 귀국한 일화로 유명하다. 손재형은 1924년 제3회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처음 입선했고 32년 제1회 조선서도전(朝鮮書道展)특선, 34년 제13회 서화협회전에 입선했다. 국전 제1회부터 9회까지 심사위원을 맡았다. 한글과 한문서예에 두루 능했고 다양한 조형실험을 통해 독창적인 ‘소전체(素?體)’를 탄생시킨 20세기 한국 서단을 대표하는 서예가이다. “그는 자기만의 조형 어법을 찾아 개성 있는 창의력으로 서예의 예술성을 획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이다. 이에 전통체계의 패턴에서 완전히 벗어나 자득필획(自得筆劃)을 무기로 자기 본성을 쓴, 조형미가 강조된 소전체가 탄생한 것이다.”<국립현대미술관 배원정 학예연구사>

  • (왼쪽)소전 손재형<사진:국립현대미술관>(오른쪽)이충무공 시, 121×58㎝, 종이에 먹, 1954<국립현대미술관소장>
변화로운 형태미 추구

1920~30년대 젊은 시절 손재형은 전서(篆書)는 서예전각가 오세창(吳世昌)서풍을 익혔고 예서(?書)는 유려한 필치의 정학교(丁學敎)-정대유(丁大有)부자와 당시 서예계를 주도하던 김돈희(金敦熙)서풍을 익혔다. 행초(行草)는 송나라 황정견(黃庭堅)서풍을 구사하던 김돈희 서풍을 또 당나라 안진경(?眞卿)의 해서와 행초를 비롯한 중국고대글씨를 두루 배웠으며 청말~근대명필들의 글씨도 익혔다. 1932년 중국의 여러 명각(名刻)을 탐방하고 금석학자 나진옥(羅振玉)에게 배운 뒤로는 고대 금석문에 한층 관심을 가지기도 했다.

1940~50년대 중년에는 전예에 보다 집중하여 자형(字形), 짜임(結構), 필법에 변화를 시도했다. 전서 자형과 예서 자형을 번갈아 섞고, 전서를 예서처럼 납작하게 짜고 예서를 전서처럼 길게 짜며, 전서에 예서필법을 더하고 예서에 전서 필법을 더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했다. 1945년 광복 후에는 조선서화동연회(朝鮮書畵同硏會)를 조직, 초대회장으로 활동했다. 당시 그는 일제강점기에 쓰던 서도(書道) 대신에 ‘서예(書藝)’를 주창하여 이후 널리 쓰였다. 1960~70년대 노년기에는 안정감 있는 짜임과 모나지 않은 완곡한 운필로 원숙한 필치를 구사했다. 특히 전예에서 상형성(象形性)을 보이는 작품을 다수 남겼고, 전예해행초(篆?偕行草)필법을 융화시킨 작품도 남겼다. 한글에서도 훈민정음체의 정중한 자형에 전예의 짜임과 필법을 가미하여 특유의 한글 서풍을 구사했다.

이완우 한국학대학원 교수는 ‘소전 손재형-근대 서예의 미학을 제시하다’에서 이렇게 논평했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전형적인 자형과 짜임에서 벗어나는 변형(deformation)기법을 다양하게 시도했다. 이로써 변화로운 형태미를 추구할 수 있었다. 또 전서도 아니요 예서도 아닌 전예 혼융체(混融體)를 즐겼고 전예에 행초 필법을 더하는 등 오체 필법을 융화시키는 시도도 벌였다. 특히 예서는 전서의 중봉세(中峯勢)가 많고 파임과 갈고리가 강하지 않은데, 이는 마치 서한시대 고예(古?)의 질박한 풍격에 가까우며 손재형이 존승했던 추사 김정희의 ‘여유 있고 다하지 않은 뜻(有餘不盡之意)’이란 말과도 상통된다.” 한편 소전 손재형 서예가는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 덕수궁관에서 4~7월 전시 중인 ‘미술관에 書:한국 근현대 서예전’의 두 번째 주제 ‘글씨가 그 사람이다(書如其人)-한국근현대서예가1세대들’ 12인 중 서예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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