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분기점

폴 크루그먼, 토머스 프리드먼, 데이비드 그레이버, 토마스 세틀라체크, 타일러 코웬, 퀴르허르 브레흐만, 빅토어 마이어 쇤베르거, 최배근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한스미디어)
마르크스가 우리와 함께 현 시대를 함께 살아간다면 과연 어떤 주장을 펼칠지 생각만 해도 흥분된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나온 지 올해로 벌써 150년이 훌쩍 지났다.

200년 전의 또 다른 이데올로기인 자본주의와 당시의 사회상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공산주의는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며 몰락해 갔다. 현재의 자본주의는 어떨까?

공산주의가 몰락해 가던 시기의 자본주의와 지금의 자본주의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현대사회는 절반은 계획 경제, 절반은 시장 경제로 이뤄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미래에도 이런 모습으로 유지되리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현재 우리 사회는 이에 대한 수 많은 실험과 논란이 팽배해지고 있다.

혁신적인 기술의 발달, AI 시대의 도래는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 것인가? 인간은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고 지금과는 다른 환경에 노출 될 것인가? 예견되어 있지만 아직 가보지 못한 화두이다.

`거대한 분기점’(한스미디어 출판)은 미국의 최신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이자 국제문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국제 정세의 이면 및 경제, 의료 등 폭 넓은 분야를 취재하며 집필 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오노 가즈모토가 세계 석학 8인과 인터뷰 하면서 자본주의와 경제의 미래를 예측해 본 책이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과 퓰리처상을 수상한 토마스 프리드먼, 아나키스트 활동가로 알려진 영국의 데이비드 그레이버교수, 체코 경제학자 토마스 세틀라체크, 영국 잡지 ‘이코노미스트’의 설문 조사에서 최근 10년 동안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로 꼽힌 타일러 코웬,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사상가 퀴르허르 브레흐만, 빅토어 마이어 쇤베르거 옥스퍼드대학 교수, 한국의 경제학자 최배근 건국대 교수 등이 참여하여 오늘날 인류가 성찰해야 할 주제들을 놓고 이야기한다.

더욱 빨라지고 있는 테크놀로지의 진화가 우리 삶과 직업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해 논하며, 기울어진 사회 속에서 몰락하고 있는 중산층과 소외되고 있는 인간상에 대해 다각도로 얘기한다. 그 중에는 코로나19 이후 각국에서 급박하게 논의중인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다루고 있어 현 시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대인이 과거의 잣대에 얽매여 현재를 예단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 일 것이다.

미래 또한 마찬 가지다. 지나고 보면 많은 미래학자 또는 호사가들이 운운한 것들 중 상당수는 아무 의미 없는 허상이었다. 물론 시대를 앞선 예언, 발명 덕분에 우리는 미래를 준비하기도 하고, 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살아간다. 하지만 잘못된 지식, 정보는 오히려 원하지 않는 어리석은 판단으로 이끌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한계점에 다다른 자본주의의 미래와 그 보완책에 대한 권위 있는 8인의 시각이 흥미롭다.

이 책을 통해 과거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인류의 미래를 예측해 보면서 각자의 앞에 놓인 각자의 미래를 계획해 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일 것 같다.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