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대우 해체' 내막 폭로

"DJ정부가 대우 죽였다" 직격탄
최근 출간 대담집 통해 'DJ정부 기획 해체설' 주장
대우차 헐값 매각, 삼성과 자동차 빅딜 무산 관료 탓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대우그룹 해체와 관련한 김우중(78) 전 대우그룹 회장의 증언이 담긴 비망록 <김우중과의 대화 -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가 26일 출간됐다. 저자인 신장섭 교수는 김 전 회장과 20여 차례, 150시간 이상 만나 대우그룹의 성장과 해체에 관한 대화를 나눈 결과물을 책으로 발간했다. 신 교수는 책에서 "해체 과정에서 대우는 한국의 최대 부실기업으로 낙인찍혔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이 밝힌 대우그룹의 해체는 '정부의 기획 해체설'이다. 그동안 해체에 대한 정설은 '대우그룹이 세계경영을 모토로 확장 투자를 벌이다 대우자동차의 부실로 몰락했다'는 것이지만 김 전 회장은 이에 정면으로 반박한다. GM이 대우를 거의 공짜로 인수했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GM에 부실자산을 다 빼고 우량 자산만 골라가질 수 있도록 한 데다 1조원 이상을 투자한 신모델도 그냥 넘겨주는 등 과도한 특혜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특히 GM이 현찰 4억 달러밖에 내지 않았는데 산업은행이 20억 달러 자금 지원에 나섰다는 점에 대해서도 공정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김 전 회장은 "후발주자였던 GM의 중국합작사 상하이GM은 대우차 덕분에 중국시장에서 혁혁한 성공을 거뒀다"고 밝혔다. 상하이GM은 2010년 230만 대의 자동차를 팔아 GM의 미국 자동차 판매량을 앞질렀다. 특히 GM의 중국 성공을 이끌었던 뷰익 엑셀(Buick Excelle)은 대우가 개발한 누비라(라세티)를 그대로 가져가서 판매한 것이라는 것이다. 대우의 마티즈 역시 쉐보레 스파크(Chevrolet Spark)로 이름만 바꿔 성공가도를 달렸다.

김 전 회장은 "DJ 정부가 대우자동차를 잘못 처리해서 한국경제가 손해 본 금액이 결과적으로 210억달러(약 30조 원)가 넘는다"면서 "(한국 정부가) 대우자동차를 실패한 투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대우 해체에 따르는 비용은 한국경제가 고스란히 부담했고 투자 성과는 GM이 다 가져갔다. 대우 해체는 실패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전 회장은 "이후 해체된 대우의 각 계열사가 대부분 정상화됐다는 점을 들어 당시 대우를 부실로 낙인 찍은 것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김 전 회장은 경제 관료들이 자금줄을 묶어놓고 대우에 부정적인 시장 분위기를 만들면서 대우를 부실기업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한다. 그는 "정부에서 갑자기 수출이 나쁜 것처럼 얘기하고, 수출금융이 막혀 벌어진 일들을 우리가 잘못한 걸로 몰아붙이는 건 도대체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의도가 있었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삼성과의 자동차 빅딜 무산, 사재출연과 워크아웃 과정에서도 청와대 경제팀의 의도가 작용했다고 전했다. 그는 "경제관료들이 나를 제거하려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었다고 믿고 있다"며 "DJ는 정치적 이유 때문에 대우와 삼성 간의 자동차 빅딜을 적극 밀었지만 경제관료들은 빅딜이 깨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강력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이 사재 1조 3,000억원을 포함해 총 13조 원의 자산을 채권단에 내놓고 마지막 회생 작업을 할 때에도 정부 측이 10조 원의 자금지원을 약속한 뒤 4조 원 밖에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대우그룹을 청산가치로 실사해 30조원이나 자산가치를 낮춰서 '부실기업'으로 낙인찍고 경영권 박탈과 워크아웃을 합리화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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