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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 전쟁… 코웨이 선두 속 2위 경쟁 불꽃

[기획-가전 전쟁 ⑧ 정수기 편]
청호나이스, 동양매직, 쿠쿠, 교원 등 2위 대결 치열
복잡한 필터의 세계 … "많은 게 최고는 아니다?"
1인가구 증가로 소형화… '하이브리드 정수기' 시대
  • 물이 건강과 미용을 위한 초석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좋은 물을 마시려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
[이민형 기자] 좋은 물을 마시려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커지면서 정수기도 진화하고 있다. 물이 건강과 미용을 위한 초석이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정수만 하는 단순한 기능에 그쳤으나 산·수소가 녹아있는 건강수나 탄산수 같은 기능수를 척척 만들어 내는가 하면, 이제는 커피까지 내리는 바리스타를 자처하기도 한다.

정수기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코웨이의 코디시스템이 등장하면서부터다. 코웨이는 업계 최초로 코디시스템을 도입했으며 현재 약 1만 3,000여 명의 코디가 활동하고 있다. 코디는 보통 2개월에 한 번씩 고객을 직접 방문해 고객이 렌탈한 제품의 정기 점검 및 멤버십 회원 관리, 필터 교체, 부품 교환 등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정수기의 대중화로 업체들의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해졌다. 1세대는 정수 본연의 기능을 놓고 필터 전쟁을 벌였고, 2세대는 냉·온수와 얼음, 3세대는 디자인과 소형화를 놓고 경쟁했다. 현재는 4세대 융합 기능수를 놓고 대결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2013년 기준 국내 정수기 시장 규모는 약 1조5,000억 원에서 2조 원으로 추정된다.

정수기 시장의 점유율을 살펴보면 코웨이가 25여 년이 넘도록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코웨이 정수기는 시장점유율 45%(2013년 기준)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다음은 청호나이스가 11%, 그 뒤로 동양매직, 쿠쿠홈시스, 교원L&C, LG전자 등이 뒤쫓고 있다. 특히 동양매직은 지난해까지 70만 개의 누적 렌탈 계정을 보유하며 청호나이스를 맹추격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판매량만 놓고 보면 동양매직은 청호나이스를 앞질렀다는 주장도 나온다. 동양매직뿐 아니라 최근 쿠쿠전자도 정수기 분야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코웨이와 청호나이스를 추격하고 있다.

복잡한 필터의 세계 … "정수, 도대체 어느 수준까지 진행된 것인가?"

  • 코웨이의 코디시스템이 등장하면서 정수기가 대중화됐다. 코웨이에는 현재 약 1만 3,000여 명의 코디가 활동하고 있다. 커피 정수기의 선발 주자는 청호나이스다. 7월 '휘카페'를 선보인 데 이어 소형 '휘카페 티니'까지 내놓으며 시장을 주도했다. 사진은 코웨이의 한뼘 정수기(왼쪽)와 청호나이스의 휘카페 티니. 코웨이/청호나이스 제공
정수기의 핵심 기능은 역시 필터라고 할 수 있다. 중공사막이냐, 역삼투압이냐를 놓고 정수 방법이 갈리는데 소비자들이 느끼기에 필터는 이름도 생소하고, 기능도 비슷해 보인다. 가전매장 코너에서 정수기 코너를 둘러보던 주부 이모(32) 씨는 판매원의 복잡한 설명을 듣다가 고개를 내저으며 "사실 필터 이름을 들어도 뭐가 좋은지 우리 같은 일반 사람들이 알겠느냐"면서 "그냥 좋은 필터가 알아서 물을 걸러주나 보다 하는데 아무래도 필터 수가 많은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필터가 많은 것이 정말 좋은 걸까? 정수되는 과정은 보통 4단계로 침전하는 역할을 하는 '세디멘트 필터' 가루형의 '프리카본 필터' 핵심 기능을 하는 'UF(중공사막) 또는 RO(역삼투압) 필터', 블럭형인 '포스트 카본 필터'가 역할을 수행한다. 결론적으로 이들 필터 4개만 갖추고 있으면 웬만한 불순물은 걸러내는 데에 무리가 없는 것이다.

1단계 세디멘트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 앞 쪽에서 미리 큰 찌꺼기를 걸러주어 핵심 필터인 RO나 UF 필터에 가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정수되지 않은 물에서는 미생물, 박테리아 등이 유기 화학물에 서식하면서 가스를 배출하는데, 2단계 카본필터는 유기 화학물을 제거해 물맛을 향상시킨다.

대개의 필터 구성은 유사하지만 3단계 부분에 이르러서는 정수 방식에 따라 UF 또는 RO로 나누어진다. UF는 미세 구멍이 뚫려 있는 0.1미크론의 얇은 실들이 서로 연결되어 체처럼 거르는 방식이다. RO는 표면의 기공 크기가 0.0001미크론인 막을 여러 장 겹쳐 말아놓은 형태로 삼투를 역으로 밀어 통과시키는 방식이다. R/O의 경우 삼투를 역으로 밀기 위한 중간 부품이 많이 들기 때문에 비용이 높은 편이다. 코웨이와 청호나이스는 RO 방식을, 동양매직과 쿠쿠전자, 교원웰스, LG전자 등의 후발 주자들은 비교적 저렴한 UF 방식을 선호한다. 한 전문가는 "지하수가 올라온다면 석회질을 걸러내기 위해 RO을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수도가 들어오는 지역에는 UF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한다.

4단계에 위치한 포스트 카본은 필터 자체에서 번식할 수 있는 박테리아 등을 마지막으로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 포스트 카본은 카본을 압축해 놓은 원통 형태로 가운데 구멍이 뚫려 있다. 업체의 제품에 따라 많게는 6~7단계를 사용하는데 '3필터 5단계 시스템' 등의 광고 내용은 사실 마지막에 위치한 블럭카본과 연관이 깊다. 비어 있는 구멍 부분에 세라믹 볼을 채워 단계를 문어발식으로 늘리는 것이다.

아예 필터에 대해 머리 아프게 고민할 필요가 없는 직수형을 택하는 가정도 있다. 정수기는 저수조를 통해 냉수와 온수를 저장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럴 경우 각각의 물을 적당한 온도로 저장하기 위해 상당한 전력소비량을 필요하고, 위생 문제도 신경 써야 한다. 이에 저수조가 필요 없이 바로 냉수와 온수 제공이 가능한 직수형 정수기들도 최근 각광받고 있다.



"정수기 커야 된다는 강박 버리는 추세"… 1인 가구 늘면서 작은 정수기 인기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작고 간편한 정수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내달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윤모(29)씨는 "싱크대에 놓을 수 있는 작은 정수기를 찾고 있어요"라면서 "정수기가 클 필요가 있나요? 공간만 많이 차지하지…"라며 스탠드형 정수기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실제 코웨이가 최근 신제품은 거의 '한뼘'을 강조한다. 폭 17.5㎝에 높이 38㎝ 크기의 '한뼘 정수기', '한뼘 아이스', '한뼘 바리스타'를 내놓으며 정수기 소형화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도 소형을 강조한 '티니'를 내놓으며 맞섰다. 29cm의 두께에 정수, 냉수, 온수, 얼음을 모두 제공하는 것이 특징인데, 자체적으로 세정 기능을 갖춰 1인 가구들이 선호한다.

특히 코웨이는 미국 IDEO, 일본 Hers, 영국 Tangerine 등 세계 굴지의 디자인 회사들과 손을 잡고 기술 혁신과 감성 디자인의 조화를 추구하는 '디노베이션'(디자인과 이노베이션의 합성어)을 경영 이념으로 삼고 있다. 디자인실을 디자인 연구소로 확대하는가 하면, 과거 대비 디자인 연구 인력을 약 5배로 확충하는 등 디자인 혁신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제 정수기도 '하이브리드' 시대 "탄산수부터 커피까지…"

탄산수 시장이 확대되면서 정수기 업체들도 탄산수를 제공하는 제품을 내놓고 있다. 코웨이는 지난 7월 정수와 냉수, 탄산수를 쉽게 만들어 마실 수 있는 일체형 제품인 '스파클링 정수기'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사용자의 취향과 입맛에 따라 탄산 온도를 조절할 수 있고, 가격 부담도 줄였다. 당장의 수익보다는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림과 동시에 대중화의 길을 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특히 코웨이는 '건강에도 피부에도 Good! 탄산수의 효능'이라는 문구로 탄산수가 소화 촉진, 변비 개선, 피부 미용 등에 효과가 있다고 광고했지만 탄산수 효능을 둘러싼 논란은 있다. 한국탄산수협회 관계자는 "탄산수 효능은 공인기관으로부터 검사 과정을 거친 결과가 아니다"며 "자체적인 연구시설을 통해 탄산수 효능을 확인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코웨이보다 먼저 탄산수 정수기를 내놓은 위닉스는 홈쇼핑 채널 CJ오쇼핑을 통해 탄산수 정수기 판매를 시작했다. 한경희생활과학도 세계적인 탄산수 제조업체 SDS(Sparkling Drink Systems International)와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탄산수 시장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탄산수 시장은 이제 막 태동하고 있다"면서 "탄산수와 탄산수 기능을 탑재한 여러 제품들이 나와 서로 경쟁하면서 시장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커피 정수기의 선발 주자는 청호나이스였다. 7월 '휘카페'를 선보인 데 이어 소형 '휘카페 티니'까지 내놓으며 커피 정수기 시장을 주도했다. 이에 질세라 코웨이도 '한뼘 바리스타'를 출시하며 두 회사는 격돌했다. 두 제품 모두 냉·온수에 커피 추출 기능을 겸하고 있는데, 대기 시간과 전력 소모량을 동시에 줄이는 '순간 온수 기능'을 내장했다. 두 제품도 요즘 트렌드에 맞춰 소형화 전략을 추구한다. 청호 '휘카페 티니'의 사이즈는 너비와 깊이, 높이가 각각 290㎜, 497㎜, 474㎜이고, 코웨이 '한뼘 바리스타'는 193㎜, 424.3㎜, 391㎜다. 소형화 전략만 비교하면 코웨이가 우위를 점한다.

깨끗한 이미지를 줘야 하는 정수기에 커피 기능을 추가한 만큼 양사 모두 위생에 각별한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청호나이스는 자연하중압력방식 특허 기술을 적용해 물이 고여 있지 않도록 했고, 스마트 세정 기능도 더했다. 코웨이 역시 커피유로(流路) 세척 기능을 추가해 간편한 청소가 가능하다.

커피 추출 기능의 경우 청호나이스 '휘카페 티니'는 커피 캡슐 브랜드 '에스프레소 이탈리아'의 아라비카 100, 모닝, 런치 등 3종의 캡슐을 제공한다. 특히 청호나이스는 시중 커피 캡슐보다 가격을 낮춘 개당 673원(배송비 포함)에 공급해 고객 부담을 줄였다. 반면 코웨이는 선택의 폭이 넓다. 카피탈리 시스템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5개사(로베르즈, 에카페, 커피빈, 치보, 깔리아리)의 35종 커피를 모두 즐길 수 있도록 제작했다. 또한 에스프레소 35ml, 룽고 65ml, 아메리카노 120ml로 취향에 따른 커피 추출량 조절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개당 커피 캡슐 가격이 청호나이스보다 다소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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