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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 나선 설윤석 전 대한전선 사장, 기획퇴진설 고개

용퇴? 주주·직원·채권단엔 악재!
설 사장 재기 '밑천' 대한광통신
미국에 최초로 해외 법인 설립
"회사 위해 경영권 내려놓겠다"
"알짜회사 챙기고 대한전선 팽?"
  • 설윤석 전 대한전선 사장.
설윤석 전 대한전선 사장의 '밑천' 대한광통신이 미국 법인을 설립하면서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섰다. 설 전 사장이 재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10월 설 전 사장이 대한전선 경영권을 포기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기획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해외법인 통해 재기 모색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한광통신은 최근 미국에 판매 법인인 'Taihan fiber optics America'를 지난 5월 신설했다. 주요 사업목적은 광케이블 판매업이다. 대한광통신이 해외에 계열사를 설립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법인의 본거지는 동부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뉴저지(New Jersey) 주다. 미국은 물론 향후 캐나다 광케이블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라고 판단을 내렸다. 해당 법인은 기존 남미 시장에 납품하던 물량의 판매까지 담당한다.

대한광통신은 앞으로 광케이블 수요가 확인된 시장인 미국 진출을 시작으로 해외 사업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동시에 내수 시장에서는 한국전력·SK텔레콤·KT 등 기존 파트너를 상대로 시장점유율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10월 대한전선 안팎에서 불거진 구조조정 기획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회사를 위한 것인 양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실상은 오너가를 위해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흘러갔다는 게 골자다.

지배구조 변경해 알짜 챙겨

재계 대표 우량기업이던 대한전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이후 2009년부터 구조조정 과정을 밟고 있다. 부동산 매각과 자회사 정리 등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했지만 상황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0월 설 사장이 경영권을 포기했다. 대한전선은 '기업의 생존을 고려한 용퇴(勇退)'라며 일종의 미담으로 포장했다. 경영권에 집착하다 주주나 임직원에게 피해를 줄 바엔 회사를 살리는 게 우선이라는 취지의 결정이란 게 회사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정작 주주들에겐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했다. 실제 지난해 10월1일 종가기준 2,700원이던 대한전선 주가는 설 전 사장이 퇴진을 발표한 같은달 7일부터 급락세를 보여 2주 뒤인 21일 1,810원까지 떨어졌다. 주가의 34% 가량이 증발한 셈이다.

이후 대한전선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다 1년 후인 최근 2,000원 안팎을 맴돌고 있다. 그렇다면 설 전 사장의 '회사를 위한 결정'에도 이런 상황이 벌어진 까닭은 뭘까. 재계는 대한전선 지배 아래 있던 알짜회사 대한광통신을 챙겨갔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는다.

앞서 지난 10월 설 전 사장 퇴진 당시 재계 안팎에선 기획설이 나돈 바 있다. 설 전 사장이 지배구조를 변경해 위기에 처한 대한전선을 버리는 대신 대한광통신을 품에 안아 재기에 나서는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시작은 2012년 5월 설 사장이 지배구조 최상위 기업이자 설 전 사장 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부동산 임대업체 대청기업을 통해 알짜회사인 대한광통신을 매입하면서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대청기업 소유의 부동산을 또다른 계열사 티이씨앤코에 매각키도 했다.

이어 같은해 11월 대한광통신 지분을 큐캐피탈PEF에 매각해 최대주주 자리를 넘기는 대신 PEF의 출자자로 참여했다. 설 사장은 큐씨피6호 지분 11.1%, 대청기업은 34.9%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큐씨피6호를 통해 대한광통신을 간접 지배한 셈이다.

이를 통해 대한광통신은 지배구조에서 대한전선의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설윤석→대청기업→큐씨피6호사모펀드→대한광통신→대한전선'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경영사정이 어려운 대한전선만 싹둑 잘라낼 수 있는 구조가 된 셈이다.

경영 전면 복귀 시점은?

이를 통해 대한광통신은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었다. 여기에 채권단이 7,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단행하면서 대한광통신의 대한전선 지배력은 완전히 상실됐다. 두 회사가 사실상 '남남'이 된 것이다. 이는 채권단과 임직원들에 악재로 작용했다.

먼저 채권단은 설 전 사장이 경영권 프리미엄도 없이 '노른자위'를 챙겨가면서 채권회수가 한층 어려워졌다. 임직원들도 그룹차원의 지원사격 없이 자생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회사를 위한다는 설 전 사장의 판단이 결국 주주와 임직원, 채권단의 발목을 잡은 형국이다.

이후 설 전 사장은 완전히 모습을 감췄다. 이런 가운데 대한광통신의 해외시장 진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기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진 설 전 사장은 경영 일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한때 영업본부장을 지낸 김영관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재계 안팎에선 설 전 사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모습을 드러내는 시점을 2016년 이후로 보고 있다. 설 전 사장과 대청기업은 큐씨피6호에 대한광통신 지분을 매각하면서 3년 후부터 5년까지 매각한 지분의 절반을 되살 수 있는 콜옵션을 가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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