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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내부거래 이 정도일 줄…

'온실 속 화초' 모진 바람에 '흔들'
지난해 내부거래 183건 가운데 수의계약 180건… 전체의 98.4%
지원사격으로 매출 의존 상당수
경제민주화 이후 경영환경 악화
  •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전경. 주간한국 자료사진
신세계그룹 내부거래 논란은 자주 등장하는 이슈다. 지난해 내부거래 183건 가운데 180건이 수의계약으로 맺어졌다거나, 내부거래율이 유통대기업 가운데 가장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었다. 최근엔 계열사의 내부거래 문제가 국정감사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실제 신세계그룹 계열사 중 상당수는 그룹차원의 지원사격을 통해 적지 않은 매출을 올려왔다. 집안의 도움 없이는 생존 자체가 아예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때문에 신세계그룹 안팎에선 이들 계열사의 자생력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실제 경제민주화라는 모진 바람이 불어닥치면서 이들 기업의 경영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진 상황이다. 체질개선에 나섰지만 쉽지 않다. 외풍에 흔들리는 신세계그룹 '화초계열사'들의 현주소를 진단해봤다.

신세계I&C 내부거래에 매출 의존

신세계그룹의 내부거래율은 유통 대기업 가운데 가장 높다. 올해 상반기 신세계그룹의 내부거래 금액은 5,161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2억원 늘어난 규모다. 매출액 1조1,774억원 대비 내부거래율은 43.8%에 해당한다.

반면 롯데그룹의 내부거래율은 10.2%(총매출 13조7,073억원-내부거래액 1조4,017억원)이고, 현대백화점그룹은 34.4%(7,655억원-2,640억원)다. 홈플러스는 3.3%(8조9,297억원-2,936억원) 수준이지만 모기업과 금융거래 1조9,000억원을 포함하면 25%까지 늘어난다.

신세계그룹 계열사간 내부거래 대부분은 수의계약으로 체결된다. 지난해 신세계그룹 15개 계열사가 진행한 183건의 내부거래 중 180건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의 98.4%에 해당하는 규모다. 경쟁입찰을 한 경우는 3건에 불과했다.

따라서 그간 신세계그룹 내부거래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도마에 올랐다. 이번 국감 당시에도 지적이 제기됐다. 2011년 IT 관련 계열사인 신세계I&C를 통해 100억원대의 육류 가공설비를 매입해 이마트 물류센터에 공급한 게 화근이었다.

특히 신세계I&C는 그동안 신세계그룹 내부거래가 이슈가 될 때마다 번번이 구설에 오른 바 있다. 1997년 신세계에서 분리 설립된 이후 그룹차원의 지원을 받으며 매년 성장해 온 때문이다. 지금도 이 회사 매출의 상당부분이 그룹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신세계I&C의 내부거래 비율은 2010년 88.4%(3,036억원-2,684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2011년 50.2%(3,370억원-1,694억원)로 떨어진 이후 2012년 44%(2,971억원-1,310억원)와 지난해 44%(2,397억원-1,055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신세계가 2011년 5월1일 신세계와 이마트로 분할된 결과다. 이로 인해 신세계와 광주신세계, 신세계인터내셔널, 신세계첼시, 신세계첼시부산 등과 지분관계가 청산, 특수관계자에서 제외되면서 이들 계열사와의 거래가 내부거래액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세계건설ㆍL&B 지원에 의존

신세계그룹 내부거래는 이뿐만이 아니다. 내부거래 규모가 가장 큰 신세계건설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0년 65.5%(4,606억원-3,018억원) ▦2011년 81.3%(5,446억원-4,429억원) ▦2012년 76.9%(5,998억원-4,616억원) 66.9%(4,413억원-2,951억원) 등이었다.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신세계푸드의 매출 상당 부분도 '집안'에서 나왔다. 이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0년 34.4%(7,211억원-2,479억원) ▦2011년 32.3%(7,213억원-2,329억원) ▦2012년 33.4%(6,284억원-2,099억원) ▦2013년 33.7%(6,982억원-2,355억원) 등이었다.

주류 판매 계열사인 신세계L&B는 사실상 매출 전부를 그룹에서 책임지고 있다. 신세계L&B 연도별 내부거래 규모는 2010년 110억원(98%), 2011년 143억원(98%), 2012년 196억원(97%), 지난해 265억원(91%) 등으로 매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이마트(1,537억원)와 신세계(962억원), 센트럴시티(602억원), 신세계인터내셔날(451억원), 신세계에스브이엔(284억원), 에브리데이리테일(278억원), 신세계조선호텔(119억원), 신세계사이먼(57억원) 등도 지난해 그룹과 내부거래를 통해 매출을 올렸다.

자생력 약화로 외풍에 고전

이처럼 그룹의 지원사격에 의존하다 보니 자연스레 자생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온실 속 화초'로 자라온 때문에 외풍을 견디기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 경제민주화 바람이 불어오면서 이들 회사에 암운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법안 등이 입법화 된 이후부터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내부거래율 희석을 위해 내부거래 규모와 사업자 선정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탈이 났다는 평가다. 실제 내부거래로 안정적인 경영을 벌여온 계열사들의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당장 신세계I&C는 지난해 내부거래 규모를 250억원 줄였고, 매출도 570억원 동반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같은 기간 올린 매출에서 24.1% 급감한 1,22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86억원으로 전년보다 17.8% 감소했다.

신세계건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매출 4,414억원과 영업손실 202억원, 당기순손실 1,311억원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은 전년대비 26.4%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아예 적자전환한 셈이다.

신세계L&B의 상황은 한층 참혹하다. 2010년 1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매년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 사이 60억원이던 납입자본금은 지난해말 16억원으로 27%까지 급감했다. 이마트는 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호흡기'를 달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경제민주화 바람에 그룹이 내려준 일감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운영돼 오던 기업들의 경영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졌다"며 "이들 회사가 자생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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