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ㆍKCCㆍ한미약품 압도적 다수주가 하락 틈타 조부모가 손주에 '세대생략' 주식 증여 크게 늘어이른바 '젖먹이 주식 부자'도 3명

재벌가 미성년 주식부자가 지난해보다 15명 증가해 270명에 육박하고 있다. 주가 하락을 틈탄 재벌가의 '세대생략' 주식 증여가 크게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순위권 내에 이름을 올린 이들은 GS와 KCC, 한미약품 집안 소속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손주들에 지분 증여 증가세

최근 재벌닷컴이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상장사 보유 주식가치가 1억원 이상인 미성년자(1994년 11월7일 이후 출생자 기준)를 집계한 결과 269명을 기록해 1년 전 같은 시점보다 5.9%(15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100억원 이상을 보유한 8명을 포함해 10억원대 이상인 미성년자는 모두 107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 늘어났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미성년자 주식부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상장사 오너들이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자식에게 직접 증여하기 보다는 손자, 손녀들에게 넘겨주는 이른바 '세대생략' 증여가 크게 증가한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성년 억대 주식부자는 2011년 230명에서 2012년 250명으로 20명이 증가했고, 지난해 254명에 이어 올해 269명을 기록하는 등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성년 부자 1위 GS서 배출

이번 조사 결과 주식부자 3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린 미성년자는 GS와 KCC, 한미약품 집안에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들은 해당 기업 총수의 손자나 손녀들이 대부분이었다.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장남(13세)은 올해 주식가치 평가액이 325억원으로 미성년자 주식부자 1위에 올랐다. 올해 10세인 차남도 보유 주식가치가 133억원으로 4위에 랭크됐다. 허용수 부사장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허창수 회장의 동생 허태수 GS홈쇼핑 사장의 장녀(14세)도 102억원의 주식부자로 순위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염홍섭 서산 회장의 손자(20세)는 보유 지분 가치가 175억원으로 미성년 주식부자 2위를 차지했다. 염 회장의 손자는 지난 2008년 회사 주식을 증여받은 이후 장내에서 계속 주식을 사들여 이 회사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또 정몽익 KCC 사장의 장남(16세)도 KCC 주가상승 등에 힘입어 보유 주식 가치가 165억원으로 불어났으며, 정몽열 KCC건설 사장 장남(19세)도 주식가치가 108억원으로 100억원대 주식 부자가 됐다.

윤성태 휴온스 대표이사 친인척(116억원)과 구자일 일양화학 회장 친인척(104억원)도 각각 19세와 18세에 불과하지만 100억원대 주식부자에 이름을 올렸다.

한미약품 80억대 부자 7명

특히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초등학생 손자와 손녀 7명은 증여 등으로 각각 82억원에서 85억원씩의 주식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임 회장의 어린이 손자, 손녀들이 미성년 주식부자 대열에 오른 것은 지난 2010년 지주회사를 출범하면서 무상신주를 대거 부여받은 덕분이다.

배종민 문배철강 부회장의 아들(15세)의 보유 주식 자산은 71억원 한길구 매직마이크로 이사 아들과 이승용 삼영무역 사장 딸, 전성오 삼성펄프 사장 차남 등 3명의 10대 자녀도 62억원씩의 주식 자산을 갖고 있다.

이밖에 구본무 LG그룹 회장 차녀(18세)의 보유액은 46억원이며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의 19세 딸과 10세 차남도 각각 40억원대의 주식 부자로 등극했다.

이런 가운데 김흥준 경인양행 회장의 한살된 손자가 10억원대 주식 부자에 오른 것을 포함해 김정돈 미원상사 회장 친인척과 김형웅 미원스페셜티케미칼 회장 친인척 등 이른바 '젖먹이 주식 부자'도 3명에 달했다.



이홍우기자 lhw@hankooki.com